병원 생존의 열쇠, 마케팅 차별화

탁월한 성과를 내는 병원으로 가는 길

분당척병원/김창한 마케팅 이사

비슷비슷하게 생긴 척추관절 병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강북으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다시 지방으로 퍼져가고 있다. 가히 척추관절 병원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 하다. 길거리를 지나다 눈에 띄는 광고를 봐도 둘 내지 셋 중 하나는 척추관절 병원의 광고일 정도인 것 같다. TV를 켜면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의료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척추관절 관련 내용이 차지한 것을 볼 수 있다.

척추관절 병원이 늘어나고, 관련한 광고와 방송이 증가했다. 그런데 그만큼 환자도 늘어나고 수익도 증가했을지 궁금하다. 서울 강남의 척추관절병원이 잘 된다는 얘기는 옛날 말이라고 한다. 서울 강북지역의 환자들이 강남으로 오는 수가 급격히 줄었고,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환자 수도 줄었다고 한다. 아주 극소수의 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척추관절병원들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환자로 인해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한다.

이제 척추관절 병원은 치열한 경쟁상황을 맞이 한 것 같다. 서울 강남지역과 강북지역의 병원이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서울과 수도권이 경쟁하고, 서울과 지방이 경쟁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레드오션 시장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병원은 늘고 있다. 이는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척추관절병원들이 다 비슷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심지어 의사들조차도 병원들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차별화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래서는 치열한 경쟁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경쟁상황을 버티기도 쉽지 않다.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사라지기 십상이다.

사실 척추관절병원에서만 나타나는 예외적인 현상은 아닌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한 여타 병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색이 있는 몇몇 병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쟁상황에 직면한 모두에게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면 이렇게 치열한 경쟁상황에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그 경쟁을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의 독특함을 바탕으로 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하나의 시장을 만들고 독점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경쟁 없는 나만의 영역을 만든다. 그 시장이 반드시 물리적인(의학적인) 속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 모두가 다 앞세우는 “신경 성형술”이라든가 “꼬리뼈 레이저”만 주장할 필요는 없다. 나만의 영역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도 나만의 영역을 만드는 방법은 수 없이 많다. 고객의 인식 속에서 만들어지면 되고, 고객에게 친근한 것이면 더 좋다.

차별화는 경쟁에서 벗어나서 경쟁을 이기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차별화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독특함과 특별함이 있어야 하고, 고객들에게 뭔가 좋겠구나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많은 병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뭔가 차별화가 필요하기는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망설여진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요소가 필요한 것 같다.

첫 번째는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라든가, 고객에게 의미 있는 어떤 것 등이 방향이나 영역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방향과 영역이 있을 수 있다. 병원이라고 해서 너무 의료적이고 전문적인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너무 전문적인 방향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의 특성상 어떤 의료적인 방향이나 영역이 나만의 것이 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식으로는 좋은 차별화가 되기 어려울 것 같다.  같고, 좀 더 나은 방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BMW는 “Ultimate Driving Machine 또는 Sheer Driving Pleasure”라는 슬로건으로 자신을 차별화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Driving’이라는 단어이다. 엔진의 파워 라든가 조향장치의 구체적인 기술이 아니다. 일반 운전자들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단어, ‘운전(Drving)’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단어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볼보가 ‘안전’에, 벤츠가 ‘성공, 부 또는 고급스러움’을 선점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나친 전문성보다는 조금 더 일반적인 방향이 차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차별화를 위해서는 첫 번째에서 정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이 필요하다. 상징을 통해서 고객들이 차별화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매력적이고 구체적인 상징이 없으면 구호만 앞세우고 실천은 없는 말로만 차별화가 되기 쉽다. 그래서는 차별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BMW는 운전(Driving)이라는 방향으로 차별화하면서 다양한 상징물을 구현하고 있다. 엔진의 힘, 엔진의 음향, 조향의 부드러움, 가속의 다이나믹한 느낌 등등. 그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상징물의 체험들을 통해서 BMW의 운전자들은 BMW의 팬이 되어 가는 듯하다.

산부인과로 유명해진 강남의 모 병원에서는 출산한 산모에게 미역국이 매우 정성스럽게 제공되었다고 한다. 맛있는 미역국을 위해 병원 옥상에 간장을 직접 띄우기까지 했다고 한다. 병원 옥상에 즐비하게 늘어서 장관을 이룬 간장독만 상상해 봐도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출산하면 미역국 아니겠는가. 강력한 인상을 주는 상징물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의 차별화 요소는 고객이 공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방향과 상징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실패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부지기수이다.
 
앞서 언급한 산부인과를 생각해 보자. 미역국이 무엇인가? 산모의 혈액 보충과 혈액 정화 작용을 하고 자궁수축과 지혈 작용이 뛰어나 산모를 위한 대표 음식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출산 후 미역국은 필수다. 미역국은 적어도 우리나라 산부인과 환자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큰 가치를 지닌다. 정성을 다해 만든 맛있는 미역국이 환자들의 큰 공감과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의미 있는 방향 설정, 매력적인 상징물 고안, 고객이 공감하는 가치의 제공. 마케팅 차별화에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성공적인 차별화를 위해 하나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고 근본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고자 : 분당척병원 김창한 마케팅 이사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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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 졸업
(전)제일기획 광고팀 AE
(전)서울척병원 마케팅이사
(현)분당척병원 마케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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