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자주가면 유방암을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장/양정현 의료원장

외래 진료 때 일어난 일이다. 50대쯤 돼 보이는 아주머니가 “오른쪽 유방이 이상하다”며 진료를 받으러 왔다. 진찰해보니 오른쪽 유방 겨드랑이쪽으로 좁쌀알 정도 크기의 혹이 만져졌다.

“아주머니, 이 혹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저도 감각을 잘 못 느낄 정도로 아주 작은데 말이죠.”
“와! 그 아줌마 대단하네!”
“네? 무슨 말씀인지?”
“제가 몇 일 전 목욕탕에 가서 목욕 관리사 아줌마에게 때를 밀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아줌마 말씀이 유방에서 뭐가 만져진다는 거예요. 나는 아무리 만져 봐도 모르겠던데…. 그래도 아줌마 말씀이 병원에 가서 유방 진찰을 받아 보라고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진찰을 신청했거든요.”

나는 즉시 총 조직검사(흡사 총을 쏘듯 발사하는 기구를 사용하여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를 를 하도록 했다. 결과는 초기 유방암이었다. 목욕 관리사 아줌마의 권유가 그 환자가 암을 발견한 것이다.유방암 증상은 다양하다. 유방에서 딱딱한 혹이 만져진다거나 유두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유방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드물게는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지거나 유방 염증, 유두 습진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유방에 혹이 만져지더라도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했다가 병원에 늦게 와 유방암 진단을 받고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런데 유방암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유방에 통증이 없는 혹이 만져진다면 적극적으로 암을 의심해야 한다. 유방에 혹이 있는지 만져보는 유방 자가진단에 대한 교육 및 계몽이 필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미국암협회는 유방암 조기진단을 위한 유방자가진단법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반면 우리 나라 여성들은 유방자가진단법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어려워한다. 유방을 만져 봐도 모두 혹처럼 느껴져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오히려 두려움만 생긴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20대 이상 여성이라면 꼭 해야 하는 유방자가진단법은 이렇다. 매달 생리가 끝나고 1주일 이내, 생리가 없는 폐경기 이후 여성의 경우에는 매달 특정한 날(1일 또는 말일)을 정해 월 1회씩 유방에 혹이 있는지를 체크하면 된다.

거울 앞에 서서, 그리고 누워서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는지, 피부의 변화나 유두의 변화가 있는지를 살피고, 혹시 변화가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손으로 유방을 만질 때 비누나 젤리를 묻히면 혹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목욕탕에서 샤워를 할 때 자가진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욕관리사 아줌마들이 종종 유방에서 혹을 발견하는 것은 오랜 경험의 산물이다.

유방의 모양, 만졌을 때의 촉감으로 정상 여부를 알아채는 유방 자가진단법을 터득한 것이다.최근 한국 유방암학회가 대한목욕관리사협회와 협약을 맺어 목욕관리사들에게 유방자가 진단법을 교육시키기로 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목욕관리사들이 전문적인 유방 자가진단법을 배워 우리나라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기고자 :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 양정현 의료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여성을 위협하는 유방암과 유방질환에 얽힌 사례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학력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졸업

경력
현) 건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현) 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장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겸 외과과장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학회
한국유방암학회장 역임
대한내분비외과학회장 역임
대한감시림프절연구회장 역임
한국림프부종학회장 역임
국 외과학술원 회원
미국종양학회 정회원
미국유방학회 정회원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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