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와 유방암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장/양정현 의료원장

부전자전이라는 속담이 있다.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해지는 유전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암은 유전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특정한 가계의 암환자가 많은 경우에 일반적으로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유방암 같은 비교적 흔한 암이 보고되고 있다.

유명한 가계로는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고 한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 가계의 위암 같은 경우가 있다. 즉, 나폴레옹의 할아버지는 49세, 아버지는 39세 그리고 나폴레옹의 세 명의 여자 형제와 한 명의 남자 형제도 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히 위암 가족이라 할만하다.

나폴레옹의 사인도 비소중독으로 인한 독살설이 있지만 최근 위암에 의한 사망설도 제시되고 있다. 유방암도 대표적인 유전성 암에 든다. 가끔 가족성과 유전성 유방암을 혼동해 쓰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성과 유전성은 엄밀히 다르다. 즉, 가족 중에 유방암이 많다 해도 유전자가 없으면 유전성은 아니다.

유방암은 환자의 5~10 % (우리나라의 경우 7.6%)가 유전성이나 가족력이 있고, 염색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유전됨이 최초로 발견된 암이다. 즉, BRCA1 유전자는 염색체 17번, BRCA 2 유전자는 13번 염색체의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우성으로 유전됨이 1990년과 1995년부터 밝혀지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유전자가 밝혀진 가계의 가족들에게는 평생 암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는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 아는 것이 병, 즉, 식자우환(識字憂患)이 되는 셈이다. BRCA1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보인자라 부른다)에는 평생에 유방암 발생률이 80%, 난소암이 40% 이상이나 되니 공포가 얼마나 크겠는가?

안젤리나 졸리라는 미국의 유명배우는 뉴욕 타임즈에 기고문을 실어 자기의 가게에 유방암 유전자가 있음을 알리고 예방적 유방절제술(유방암에 걸리기 전에 미리 양측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선택하여 시술받았음을 공개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그녀의 선택이 옳았는가?’에 관한 것과 유전성 유방암의 치료에 관한 논란이 촉발되었다.

그녀의 선택에 찬성하는 쪽은 미리 양측 유방을 절제해냄으로써 나머지 일생 유방암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반대하는 측은 유방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예방적으로 유방암이 나타나기 전에 유방을 전 절제한다 하더라도 유방암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닌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이는 유방조직을 눈으로 제거해도 주위 지방조직이나 피부,근육, 겨드랑이조직 같은 곳에서도 유방조직이 남아있어 여기에서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약 5% 정도)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졸리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미리 유방 전 절제를 받았다 한들 유방암에 절대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다.

만일 매력적인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 만이 아닌 만인의 연인인 졸리가 아름다운 자기 가슴을 도려내고서도 유방암에 걸린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따라서 의사들 사이에서 그녀의 과감한 선택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 논란이 일어났다. 필자의 의견뿐 아니라 한국의 의사들은 대부분이 유전성 유방암의 가족에 대하여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예방적 유방절제술보다는 정상인보다 유방검진을 자주 받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유방검진을 자주 함으로써 평생 유방암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이 유방을 절제하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 점과 자주 검진을 해주기 발견된 유방암은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의 유전력을 검사하는데 소홀하기 쉬운 점은 아버지 쪽 가계의 유전성향이다. 자식의 유전자는 모계뿐 아니라 부계가 합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성에서도 유방암이 발생하므로 부계의 유방암 병력을 철저하게 알아 보아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유전성 유방암을 가지고 있는 경우 20대부터 다른 사람보다 철저히 자주 유방검진을 받고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유방암의 공포에서 해방되는 길이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유방암은 알고서 대처하면 결코 무서운 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고자 : 유방암센터 양정현 의료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여성을 위협하는 유방암과 유방질환에 얽힌 사례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학력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졸업

경력
현) 건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현) 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장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겸 외과과장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학회
한국유방암학회장 역임
대한내분비외과학회장 역임
대한감시림프절연구회장 역임
한국림프부종학회장 역임
국 외과학술원 회원
미국종양학회 정회원
미국유방학회 정회원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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