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위암 환자, 수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지난달 102세 할머니가 병원을 찾았다. 키 150㎝에 몸무게 30kg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깡마른상태였다. 위 내시경으로 진단한 결과 위암 3기였다. 그동안 할머니는 암 세포의 방해로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아 몇 달 동안 미음만 드시고 연명하고 계신 상황이었다.

위암으로 진단을 내리고 나서 의사로서의 고민이 시작됐다. 수술을 하자니 고령으로 사망하실 확률이 높았다. 몸이 허약해진 상태라 마취를 견디실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가슴 근육이 약해 인공호흡기를 오랫동안 달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음식물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몇 달 내 사망하실 확률도 높았다. 이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환자의 가족들에게 수술이냐, 아니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상황을 최대한 자세히 알렸다.

보호자들은 가족회의 후 수술을 포기하고 환자분을 집으로 모셔갔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한두달이라도 더 사실 수 있을거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가족들도 102세 고령 환자분의 수술을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그렇게 102세 위암 환자분이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2 주일 후, 환자분을 다시 외래에서 만나게 되었다. 밤새 심한 복통으로 고생하다 견딜 수가 없어 병원을 찾은 것이다. 원인은 복막염이었다. 위 벽에 얇아져 있는 상태에서 암세포가 커지면서 위 벽이 천공되어 복막염이 발생한 것이다. 이제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가 되었다. 물론 복막염이 발생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것은 리스크가 더 높다. 하지만 복막염을 내버려 두면 며칠 내로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바로 수술을 결정했다.

 환자분이 워낙 왜소한 체구를 가진 터라 복강경 위암 수술은 불가능 했고, 위암과 위 천공이 발생한 부위를 빠르게 절제해 복막염을 치료하고 식사가 가능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수술의 목표로 정해졌다. 수술은 위암이 발생한 위 하부를 2/3 가량 절제한 후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위아전절제술’과 ‘위소장문합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환자분은 미음, 죽 등 유동식을 드시고 보행도 스스로 하시는 등 잘 회복되고 있는 상태이며 퇴원을 앞두고 있다. 다행히 우려했던 것 보다 체력도 튼튼하고 다른 장기의 상태가 건강해 빠르게 회복을 하고 계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을 겪으며 초고령 환자분의 수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102세 환자분에게 복막염과 같은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과연 수술을 결정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환자의 보호자 입장에서도 나이를 극복하고 수술을 과감히 결정할 수 있었을까? 앞으로 이와 같은 초고령 환자의 암 수술은 피할 수 없는 추세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상황에 놓일 의사와 보호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환자가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상태인지가 가장 중요하고 무리한 수술보다는 항상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기고자 : 서울 양병원 양형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대장ㆍ항문질환을 지키는 예방법과 위암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양형규 원장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現 양병원 의료원장
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장항문외과, 대장내시경 세부 전문의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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