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 항문소양증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병원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좌불안석의 젊은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세를 고치고, 앉았다 일어서며,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기 바빴다. 진료를 보는 중에도 자세를 수시로 고쳐 잡는다. 이 여성은 항문소양증, 즉 항문가려움증 환자이다. 지속적인 비와 무더위,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증상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는 생각에 연고를 바르는 정도였지만 날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져 이제는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이 쓰이고 간지럽다고 한다.

굵은 장대비와 무더위로 지치기 시작하는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섰다. 항문질환을 가진 환자들 대부분은 항문이 축축해지는 여름이 반갑지 않다. 그 중에서도 항문소양증 환자의 고통은 특히 심하다. 가려움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지만 쉽게 긁을 수도 없고 직장이라도 다니는 사람이라면 일상 생활이 어려울 지경까지 이르기도 한다.

소양증이란 여러 피부질환에서 두드러지는 증상으로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이다. 특히 소양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으로 개인에 따라 편차가 심하며, 같은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 정도가 다른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소양증은 원인도 다양하고,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은 어려운 질환이다.

항문주위에는 감각신경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이런 감각신경이 특정 자극을 받게 되면 소양증을 유발하여 긁게 되고 그로 인해 피부에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정도 많이 발생하며 40~50대에 흔하지만 어떤 연령대에도 다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항문주위 일부의 불쾌감이나 가벼운 가려움증으로 시작돼 점차 항문주위 피부전체와 회음부 등으로 확산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반사적으로 항문 주위를 긁고 피부에 상처를 내게 되며 2차 감염, 피부 벗겨짐 등의 피부 손상이 일어난다. 이후에는 가려움과 긁음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고 증상은 점점 심해지게 된다. 소양증이 심한 환자들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점차 힘들어진다.

항문소양증은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지며 겨울보다는 항문주위에 습기가 많아지는 여름에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된다.

그렇다면 항문소양증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항문 청결의 유지다. 배변 후에는 깨끗한 물로 씻어서 오물이 묻어 있지 않도록 하고 마른 수건 등으로 두드려서 건조 시킨다. 항문을 씻을 때에는 비누를 사용하지 말고 휴지로 문질러 닦지 않도록 한다. 물로 닦은 다음에는 드라이기로 잘 말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속옷의 선택이다. 땀의 흡수가 잘 안 되는 속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땀으로 인한 가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꽉 끼는 속옷보다는 통풍이 원활하게 잘되는 헐렁한 면으로 만든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잠자리에서의 준비이다. 잠들었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항문을 긁게 된다. 이런 경우 반복적으로 긁게 되어 항문소양증이 악화되기 쉽다. 그래서 잠을 자기 전에 항히스타민제제나 진정제를 먹거나 손에 장갑을 끼고 자는것이 좋다.

항문을 깨끗이 관리하기 어려운 여름철이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잘 관리하고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큰 괴로움 없이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항문 소양증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지만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다.


/기고자 : 서울 양병원 양형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대장ㆍ항문질환을 지키는 예방법과 위암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양형규 원장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現 양병원 의료원장
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장항문외과, 대장내시경 세부 전문의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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