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보증수표, 수원 팔미옥과 남보원

닥터Q의 맛기행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석창인 원장

▲ 남문에 위치한 팔미옥
서울에 남대문과 동대문이 있듯 수원에는 남문(팔달문)과 북문(장안문)이 있다.


게다가 서문(화서문)과 동문(창룡문)까지 4대문이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는 고색창연한 성곽도시이기에 몇 해 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 시원한 콩나물국. 콩나물이 굵고 잔털이 없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북문은 부서져 있었고, 동문은 흔적도 없었으며, 각 성문 밖은 그야말로 메뚜기가 뛰어노는 논밭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각 성문들이 빌딩 숲 속에 있거나 공원화 되어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곤 한다. 물론 당시 10만 정도의 인구에서 현재는 100만을 훨씬 넘는 대도시로 바뀌었으니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말이다.






▲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생고기
어쨌거나 남문과 북문은 수원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수원 왕갈비와 딸기밭, 서울농대와 농촌진흥청, 정조(正祖), 사도세자, 수원 상인들과 깍쟁이 등과 더불어 말이다.

지금은 수원의 상권이 여러 군데로 분산되었지만, 과거에는 남문지역과 북문지역이 거의 전상권을 장악했다.
그 때문인지 주먹 세계까지 남문파와 북문파가 수원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는지도 모른다.



▲ 팔미옥의 파무침
수원의 왕갈비는 워낙 유명하기에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시청이고 어디고 모두 갈비 홍보에만 신경을 쓰고 다른 먹거리는 홀대를 하는 것 같아 약간의 반발심이 생기는 것을 숨길 수는 없다.








▲ 식사는 볶음밥으로 마무리한다
2002월드컵 때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갈비 뿐 아니고 모든 먹거리를 안내하는 맛지도를 만들자고 건의했다 거절당한 개인적 경험도 있다.










▲ 북문의 남보원
각설하고, 남문과 북문에는 필자가 풀방구리 쥐 드나들 듯 다니는 생고기집이 있다.

식당의 이름도 독특하여 남문은 '팔미옥', 북문은 '남보원'이다.

대로변이 아닌 이면(裏面) 도로와 골목에 위치한 데다가 두 집 모두 식탁이 몇개 안되고, 옆 손님과 어깨를 부딪히며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협소하다.





▲ 한눈에 고기의 질을 알 수 있다
만석이어서 발 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헛걸음을 충분히 용서할 만큼 고기 맛은 보증수표다.

게다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식당 분위기가 매력을 더한다.

밑반찬들도 가짓수로 승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놈 두어 가지로 끝을 본다.





▲ 팔미옥에 비하여 밑반찬의 수는 많다
두 집 모두 특정 부위별 메뉴가 있지만, 주인장이나 손님들 모두 "오늘 좋은 부위로!"가 바로 메인 메뉴다.

일본의 스시집에 가서 주방장에게 모든 걸 맡긴다는 의미인 "오마까세!"와 같은 의미이겠다.


아마도 두 집의 유일한 차이는 주인의 나이일 것이다. 물론 젊은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팔미옥'도 은퇴한 시어머니에게서 물려 받은 식당이긴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굼뜨지 않고 빨라서 좋다. 그러나 느림의 미학을 느끼고 싶다면 연로한 할머니들이 계시는 '남보원'을 추천한다. 하지만 자신의 혈압이 높고 성격이 불 같다면 당연 남문 쪽을 찾을 일이다.

 

 

 

▲ 그래도 승부는 파무침에서 난다
이 식당들에는 유난히 지역 유지나 공무원들이 단골인 경우가 많다.

필자가 좋은 식당을 가려내는 요령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단골인 식당치고 어설픈 곳은 거의 없다. 공무원의 미각이 남다를까만, 아마도 접대하는 식당은 외관이 모나지 않으면서 맛은 제대로인 곳에서 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혼자 추측을 해본다.

 

 

 

▲ 식사는 구수한 된장찌개로 마무리
두 집 모두 다른 손님들에 의한 신발 분실 내지는 뭉개짐은 각오를 해야 하고, 화장실도 식당 바로 앞의 수원시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화장실 문화의 선도 도시답게 모든 공용 화장실은 깔끔 그 자체이다.

/석창인-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s2118704@freechal.com

<식당정보>

1. 팔미옥(031)245-6325
수원시  팔달구 교동 11-1
주요메뉴 가격 : 각 부위별 450g 4만9000원

2. 남보원(031)245-9395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284-2         
주요메뉴 가격 : 갈비 안창살 4만원, 나머지 모든 부위 3만원

 


입력 : 2006.11.23 11:21 03'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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