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는 모두 대장암?”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황대용 교수

65세 여자환자가 직장암으로 진단받고 우리 대장암센터로 내원하였다. 본인은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증상도 없고 지병도 없었지만 그동안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번도 받아보지 않아서 이번에 검사를 자청하여 받았는데 직장암으로 진단이 되어 나에게 수술 등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다.

환자가 가지고 온 자료들과 항문 진찰을 하고 보니 항문에서 약 10cm 정도 떨어진 곳에 2.5cm 크기의 혹이 만져졌고 가운데가 약간 함몰된 궤양형의 진행된 직장암 소견을 보였다. 크기가 비교적 작고 뿌리가 그다지 깊지는 않아 환자는 진단이 내려진 지금까지도 변 보는 상태의 변화나 여타 증상이 전혀 없다고 하였다.

물론 환자는 그동안 국가암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왔고 매년은 아니지만 분변잠혈검사-변에 출혈이 있는가를 보는 검사-도 꾸준히 받아왔는데 그동안 이상소견은 없다고 통보 받았다고 하였다.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나이가 남녀 공히 만 50세가 넘으면 국가암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대장암에 관한 검진을 해준다. 검사방법은 변에 출혈이 있는가 유무를 보는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여기서 양성반응, 즉 변에 혈액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오면 대장암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 검사나 혹은 엑스레이영상 검사 중 하나인 대장이중조영술을 받게 하고 국가에서 그 검사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혹은 2년 마다 이 검사를 반복하여 시행하게 되면 대장암 환자를 미리 발견하게 되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33%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서양의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이미 입증되어 지금까지도 대장암 선별검사, 즉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장암을 찾아내는 검사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검사 전에 비타민 C를 섭취하면 검사가 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고, 철분제 등의 복용은 결과가 가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문제는 대장암이 진짜로 존재할 때 분별잠혈검사 양성율이 어느 정도인가 인데, 이 방법으로는 대장암의 50% 이상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1cm 가 넘는 대장암의 전 단계로 알려진 대장선종은 11% 정도만이 양성반응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검사의 예측도를 높이기 위하여 좀 더 예민한 분변 잠혈검사, 분변 면역화학 검사, 그리고 분변 DNA 검사 등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들 검사법은 가양성율이 높은 점, 같은 검사도 각각 다른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는 문제, 그리고 검진 주기가 아직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는 등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산적해 있다.

대장암 발생에 대한 분자유전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던 1990년대 중반에 대장암 발생에 관여하는 Ras라는 유전자를 대변에서 검출하면 대장암 선별검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연구를 시행하였는데 대장암 혹의 크기가 아주 크지 않은 경우는 분변에서 이 유전자를 찾아내기가 어려워 실패하였다.

서양의 한 보고에 의하면 30대 이상은 약 10% 정도가 변을 볼 때 실제 출혈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치핵 등 양성질환에 의한 것이지만 40대 이상에서 변 볼 때 가시적 출혈을 보인 경우에서 6%는 대장암을 가지고 있었고 14%에서는 대장용종이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나이가 들수록 변 볼 때 가시적인 출혈이 있다면 일단 대장암이 아닌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대장암에 대한 증상 및 선별검사는 모호하거나 제한점이 많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용종, 그중에서도 대장선종을 미리 발견하여 제거하여 주는 것만이 대장암 예방에 제일 중요하다고 하겠다.

요즘 들어 전 세계가 뱀파이어 열풍에 휩싸여있는 듯 하다. 과거의 뱀파이어는 악마의 모습을 한 흡혈귀인 드라큐라 백작을 주로 연상하였지만 요즘은 착한 뱀파이어, 혹은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뱀파이어 들이 스크린에 등장하여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얼마 전 독일에서 열린 김연아 선수의 복귀무대에서 선택한 음악도 ‘뱀파이어의 키스’라는 곡으로 그 선율에 맞추어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대장암 전문하는 사람 눈에는 대장암만 보인다고, 뱀파이어는 본디 흡혈을 하기 때문에 뱀파이어의 분별잠혈검사는 모두 양성으로 나올 텐데, 그렇다면 뱀파이어는 모두 대장암 의심 군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기고자 :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황대용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 대장암, 대장암에 관한 상식 및 사례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및 동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건국대학교병원 의학전문대학원 외과학교실 교수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
건국대학교병원 외과과장, 대장항문외과 분과장
건국대학교병원 암센터장
대한대장항문학회 편집위원회 위원장, 대학외과학회 편집위원회위원
전 서울아산병원 외과 임상강사
전 원자력병원 외과과장, 대장암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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