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화기 질환, 무엇이 문제인가

민영일 박사의 위.간.장 이야기

비에비스 나무병원/민영일 박사

점차 서구화되는 한국인의 식생활은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유발시킨다. 기름진 음식 섭취가 역류성 식도염이나 대장용종, 대장암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 하나의 질환으로 끝나지 않고 합병증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비만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염이나 간경변, 심하면 간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육류 섭취가 늘어나고 식이섬유의 섭취가 줄어들면서 변비가 유발된 경우, 증상이 심해지면 치질로 발전하기도 한다.

식습관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도 위험요소다.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찌개, 국, 김치, 젓갈 등은 모두 염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소금의 섭취는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해 위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의 약 70%가 위암의 발암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인의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스트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율신경은 본인의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은 자율 신경계를 자극해 위의 운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듯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요인으로 위의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불량증세가 생기는 경우를 쉽게 ‘신경성 위염’, 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부르는데, 이 질환은 우리나라 국민의 1/4 정도가 겪고 있다. 한편, 스트레스는 설사나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는데, 과다분비된 위액이 십이지장에서 미쳐 중화되기 중화되지 못한 채로 소장으로 오게 되면 소장 및 대장의 음식물을 빨리 내려보내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반대로 스트레스로 인해 장운동이 저해되면 변비도 생길 수 있다. 이렇듯 스트레스를 받은 후 변비 또는 설사를 번갈아 경험하는 것은 현대인의 약 10~15% 정도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두 질환 모두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그냥 참거나 자가진단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잦은 것도 문제다. 지난해 국내 최초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전국 성인남녀 1,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그냥 참는다’는 사람이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불량, 속쓰림,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주로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냥 참는다’가 46%로 1위, ‘약국을 방문한다’가 18%로 2위, ‘자가진단으로 약을 복용한다’가 12%로 3위, ‘병원을 방문한다’가 11%로 4위, ‘민간요법 이용’이 6.3%로 5위, ‘기타’가 6%로 6위로 조사된 것.

이렇듯 소화기 질환을 가볍게 생각하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특히 위암의 경우 그 증상이 일반 소화불량 증세와 크게 다르지 않아 자칫 병을 키우기 쉽다. 위암 및 대장암 등은 1기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만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민영일 박사의 위.간.장 이야기

'속이 편안해야, 하루가 편안하다!'
국내에 내시경을 도입한 초창기 멤버이자 수면내시경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대중화시킨 자타가 공인하는 소화기 분야 최고의 명의, 민영일 박사가 들려주는 소화기 질환 이야기

現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現 서울대학교 내과학 석사/박사
現 서울대학교 병원 인턴/레지던트
前 한양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교수
前 경희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부교수
前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前 서울아산병원검진센터 소장
前 동국대학교 소화기센터장
前 건국대학교 소화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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