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좋은 식사란?

고혈압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닙니다.

세브란스병원/정남식 교수

일단 고혈압이라고 진단받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혈압에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뇨병, 콩팥질환, 간질환 등의 경우에는 엄격한 식사요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혈압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엄격하지는 않지만 질 좋은 식사를 통해 혈압을 내릴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식사요법은 혈압약의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고혈압의 식사요법은 평생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쉬우면서도 건강에 좋은 식습관이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정상 혈압을 유지하게 하고, 혈압이 높지 않은 사람이 따라한다면 고혈압을 예방할 뿐 아니라 골다공증, 변비, 고지혈증, 암도 예방하게 해준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물론이고 건강한 누구나에게 권장할만하다. 이것은 어떤 식품을 몇 그램(g) 사용하고, 조리방법은 어떻게 하고, 하루에 몇 번 먹어야 하는지를 따져야 할 만큼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 그저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충분히 섭취하면서, 다만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은 줄이자는 것이다. 지켜야 하는 사항은 다음 8가지이다.

1. 흰밥대신 잡곡밥을 먹는다.
곡물은 겉껍질을 깎는 과정에서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와 같은 좋은 성분이 대부분 깎여나가게 된다. 따라서 덜 도정된 곡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밥을 지을 때는 현미, 보리, 콩, 율무, 수수, 팥, 조 등을 넉넉히 섞도록 한다.

2. 나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나물과 채소는 열량도 낮고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하니 충분히 먹어도 좋다.

3. 기름기가 많은 고기대신 닭가슴살과 생선을 먹는다.
잘 구워진 꽃등심, 고소한 삼겹살, 부드러운 갈비, 노릇하게 구운 장어. 모두 맛은 좋지만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피해야할 음식들이다. 기름기가 많은 고기보다는 닭가슴살과 닭안심, 등푸른생선을 먹는 것이 혈압에도 도움이 되고 질도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방법이다.

4. 신선한 과일과 저지방 우유를 꼭 챙겨 먹는다.
과일은 매일 먹어야 하지만 당분 때문에 적정량을 먹는 것이 좋다. 사과로는 하루에 1-2개 정도가 적당하다. 우유나 요구르트는 하루에 1-2잔 정도를 마시는 것이 좋은데, 당분이 포함된 것은 피하고 저지방이나 무지방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5. 견과류는 소량으로 꾸준히 먹는다.
땅콩, 호두, 잣, 아몬드에는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 하지만 열량이 높으므로 땅콩으로는 하루에 8알 정도씩,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먹는다.

6. 튀김이나 부침은 줄인다.
튀김이나 부침과 같이 기름을 많이 사용한 요리는 살찌기 쉽다. 될 수 있으면 찌거나 굽거나 삶아서 조리하는 것이 좋고, 볶음을 할 때는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름을 사용할 때는 콩기름,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옥수수유 등의 식물성 액체 기름을 사용한다.

7. 설탕은 피한다.
단맛이 나는 사탕, 꿀, 과자, 음료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

8.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과도하게 섭취한 소금의 성분(나트륨)은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혈액을 늘려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심장뇌혈관질환, 골다공증, 위암의 위험도 높인다. 하루에 소금을 6g 미만으로 줄여서 섭취하게 되면 수축기 혈압이 2~8 mmHg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금의 성분인 나트륨을 줄여야만 한다.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서는 밥을 위주로 하는 한식이 더 좋다. 빵 반죽에는 나트륨이 들어가지만, 밥을 지을 때는 물만 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볶음밥, 비빔밥, 초밥과 같이 간이 되어 있는 밥은 나트륨 섭취를 늘리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국, 찌개는 국물은 빼고 건더기만 먹는다. 국이나 찌개의 국물에는 많은 양의 나트륨의 들어있으며 아무리 간이 싱겁더라도 국물을 모두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많이 늘어나게 된다. 점심에 즐겨 먹게 되는 우동이나 칼국수, 짬뽕, 메밀국수도 마찬가지이다.
무의식적으로 간을 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설렁탕이나 곰탕과 같은 음식을 먹을 때, 전을 먹을 때, 만두나 순대, 편육을 먹을 때 맛을 보기도 전에 소금을 먼저 넣거나 간장이나 새우젓을 찍지 않아야 한다.

인스턴트식품은 피한다. 식품의 가공과정에는 많은 양의 나트륨이 들어가므로 가공식품은 줄이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제품 포장에 표시된 영양성분표의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지혜이다. 또한 외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먹는 ‘집밥’에 비해 외식은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진 자극적인 음식들이 많아, 열량 섭취를 높여 살찌게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나트륨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고혈압사업단은 고혈압 조기발견과 국민 계몽을 위해 200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설립 이래 자기혈압 알기 운동, 소금 섭취감량 운동 등 고혈압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홍보 및 교육 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니 고혈압 관리에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기고자 :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혈압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닙니다.

'침묵의 살인자' 또는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고 하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학정보를 제공한다.

세브란스 병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교수
국민고혈압사업단 의료사업부 부단장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운영부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대학장
연세대학교 의학정문대학원 원장
연세대학교 의료원 세브란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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