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의 모든 것

심찬섭 교수의 소화기질환 이야기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심찬섭 교수

명치 쪽이 아프면서 트림이 자주 나고 가슴이 답답하세요?
속이 쓰리고 아픈 것이 체했을 때 증상과 비슷하여 단지 소화제만 먹지는 않으셨는지요?
단순한 속 쓰림이라고 여겨 치료시기를 늦추면 합병증의 위험이 큰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식도염 질환에 대해 쭉 읽어보시고, 나의 경우와 비슷한지 반드시 점검해 봅시다.

1. 역류성 식도염이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
의학적으로는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와서 발생하는 위 식도 역류 질환의 일부이다. 강한 산성을 띤 위산이 위장 속에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면 식도는 강한 산성을 가진 위산을 견딜 수 없어 그 증상이 나타난다. 위 식도 역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위내시경을 실시하여 식도염의 소견이 있는 경우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하고, 식도염의 소견이 없는 경우는 비 미란성 역류 질환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일반인이 역류성 식도염을 위 식도 역류 질환과 같은 의미로 혼용하여 사용한다.

2. 한번 위장으로 내려간 음식물이 왜 소화가 안 되고 거꾸로 올라오는 걸까?
식도는 입에서 섭취한 음식물을 위까지 전달하는 통로로, 길이는 성인은 약 25cm 정도, 지름은 2cm 미만이다. 음식이 지나가지 않을 때에는 앞뒤로 납작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데 식도와 위 사이엔 식도 괄약근이라는 ‘문’이 있다. 이 ‘문’은 밥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는 등 이상이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문이 열려 위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되돌아간다. 이때, 산도가 높은 위산이 함께 식도 쪽으로 올라가 식도 점막을 지속해서 자극한 결과가 바로 역류성 식도염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3.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데 어느 정도일까?
역류성 식도염은 비만이나 고혈압 등과 같이 나라가 잘살게 됨에 따라 환자가 증가하는 일종의 선진국형 질병이다. 서양에서는 인구의 약 20~40%가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변화, 헬리코박터 감염률의 감소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최근 역류성 식도염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여, 보고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0~20%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략 열 명 중 한두 명) 서양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이 병의 특성상 완치가 없고, 대부분 평생 증상의 반복을 경험하고 치료가 필요하므로 결코 작은 숫자라고는 할 수 없다.

4. 역류성 식도염을 오랫동안 내버려두면 식도궤양이 생길 수도 있나?
오래 지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식도 궤양, 협착, 바렛 식도, 나아가서 궁극적으로는 식도의 선암 등이 생길 수 있다. 식도 협착증은 식도염이 오래가 굳은살이 쌓여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하거나 아픈 증상이 생긴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심한 식도염이 수년간 계속될 때 식도암이 생길 수 있다.

5. 역류성 식도염이 식도암으로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어떠한 경우일까?
경증의 역류성 식도염이나 비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중 일부는 바렛식도라는 합병증으로 진행한다. 일단, 바렛식도가 발생하면 바렛식도는 이형성 단계를 거쳐 암으로 진행되며, 연 0.5%의 비율로 진행한다. 이것은 정상인보다 30-100배의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서구에서는 지난 20년간 식도 선암의 발생률이 여타의 암종보다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데다, 미국은 현재 전체 식도암의 가장 흔한 형태가 선암이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바렛식도의 유병률이 서양처럼 흔치 않다. 국내 단일기관에서 8년간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모든 예를 대상으로 바렛식도의 빈도를 조사하니 0.22%에 불과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말되 그 위험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6. 역류성 식도염 하면 주로 30, 40대 남성들이 많이 겪는다는 말이 있는데... . 맞는 말일까?
물론 젊은 직장인 중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역류성 식도염은 소아에서 노인층까지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연세 드신 어르신의 경우,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도 떨어지므로 더 심한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7.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증상
① 항상 속이 쓰리다
② 트림을 자주 하고 신물이 넘어온다
③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된다
④ 기침이 잦고 쉰 목소리가 난다
⑤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속 쓰림과 위산의 역류, 소화불량 등이지만 그 외에도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목의 이물감, 흉통, 기관지 천식 등과 같은 식도 외 증상들도 흔히 발생하므로, 올바른 진단이 내려지기 전에 다른 여러 과를 전전하는 환자들도 있다.

8. 속 쓰림 증상은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위장 질환과 구별이 잘 안 되는데, 역류성 식도염만의 속 쓰린 증상에 특징이 있나?
사실 위장 질환을 증상으로 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속 쓰림은 식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기능성 위장장애, 심지어 위암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식도염에 의한 속 쓰림은 주로 식사 후에, 특히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 자극성 음식을 먹은 후에 많이 나타나고, 속 쓰림이 등으로 뻗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물을 한잔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금방 증상이 소실되는 특징이 있다.

9. 기침이 잦고 쉰 목소리가 나는 것도 역류성 식도염과 관련이 있을 수 있나?
역류성 식도염의 비전형적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목이 쉬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 기침과 같은 증상이다. 이유는 위산이나 위액이 식도, 인후두부위, 성대, 기관지 등을 자극하거나 다른 질병이나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의 절반가량이 가슴 쓰림이나 산 역류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어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나중에 위 식도 질환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10.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심한 것 역시 역류성 식도염과 관련이 있을 수 있나?
가슴 통증은 흔히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심장과 식도는 같은 발생학적인 기원을 가지기 때문에, 식도에 의한 통증과 심장에 의한 통증이 명확히 구별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면도 있다.

위식도역류에 의한 흉통은 협심증에서처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거나, 또는 앞가슴뼈 아래의 타는 듯한 통증으로 등이나 팔로 통증이 전파되기도 한다. 식사 후, 특히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화하고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그 증상은 스트레스 때문에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수 시간 또는 수일까지 지속하기도 하지만 음식이나 제산제에 의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11. 혹시 상태가 악화할 때까지 증상이 전혀 없는 예도 있나?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고, 가슴 쓰림과 같은 전형적 증상과 관련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비특이적으로 막연한 소화불량 증세만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중증 식도염을 앓는 어떤 환자가 가벼운 증상만을 호소한 예가 있다. 대부분 환자는 장기간의 가슴 쓰림이나 역류와 같은 위식도역류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바렛 식도라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역류증상이 가볍거나 없는 경우가 1/3이기 때문에 실제로 일반 연구에서 바렛 식도를 가진 환자의 90% 이상이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12. 속이 쓰리고 아플 때 주로 소화제나 지사제를 먹고, 복통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는 사람도 있는데... . 증상이 있을 때마다 그냥 약 먹고 넘어가는 건 어떤가?
괜찮지 않다. 위염이나 궤양뿐 아니라 심지어 위암도 위장약을 복용하면 한때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없이 증상이 좋아진다고 위장약만 먹다가는 암이나 궤양을 초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또 최근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거나, 관절통 때문에 진통소염진통제들을 많이 복용하는데, 이런 계통의 약물들은 특별히 속 쓰림과 같은 증상도 없이 심한 위궤양과 위장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남용해서는 안 된다.

13.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어떠한 검사를 받는가?
우선, 점막 손상을 증명하기 위한 검사로는 내시경 검사와 바륨조영술이라는 검사가 있다. 만약 위내시경으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산을 측정할 수 있는 관을 식도에 삽입한 뒤 24시간 동안 산도를 측정하는 정밀 검사의 한 방법이자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다. 위 식도 역류 질환 환자에게서 병태생리적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있는데, 특히 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는 식도 내압 검사를 하여 연동운동장애를 배제하여야 한다.

14. 식도 질환은 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을까?
역류성 식도염은 적절한 약을 잘 먹으면 비교적 잘 치료가 된다. 하지만 치료 약물들은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한때 강하게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식도염을 치료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약을 끊으면 다시 위산 분비가 증가하여 식도염이 재발하게 된다.
실제 약물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60%는 치료를 중단한 지 1년 안에 재발하기 때문에, 증상의 재발을 막기 위한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약물치료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제와 소화관 운동 개선제 등을 6~8주 처방하고 증상이 소실되면 약을 끊고 관찰하지만, 증상이 재발하면 치료약물의 용량을 줄여서 유지요법을 실시한다. 재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 습관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

15. 임신하면 배가 팽팽해지고, 속 쓰림이 잦은데 같은 맥락일까?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자궁이 증대하면,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여 비만인 사람과 같이 위에 기계적인 압박이 생긴다. 또 호르몬의 영향으로 위와 식도의 긴장이 감소하면서 가슴 쓰림의 빈도가 증가하여 임산부 중 70%는 이 증상을 호소한다. 즉, 임신 중 역류성 식도염은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긴장도 감소, 낮은 식도 내 압력과 높은 위 내 압력, 동시에 식도의 연동운동 감소로 말미암아 고 산도의 위 내용물이 식도 하부로 쉽게 역류하여 발생할 수 있다.

16. 구체적으로 식도염에 해로운 식습관은 무엇일까?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고 급하게 먹는 것.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를 즐기는 것.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것.
늦은 저녁,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하는 것.
식후 3시간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

17. 그렇다면, 식도염에 해로운 생활습관은 무엇일까?
꽉 끼는 옷을 착용하는 것, 같은 맥락으로 비만인 사람은 좋지 않다. 특히 비만은 복압을 상승시키고 횡격막에 기계적인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식도 열공 탈장이 발생한다든지 위 식도 괄약근의 이완을 촉진하는 건강에 나쁜 작용을 한다. 꽉 끼는 속옷도 복부 비만과 마찬가지로 위 내압을 증가시켜서 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코르셋을 착용하거나 복대를 착용하는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18. 위 식도 역류로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하던데 맞나?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이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을 구부리는 윗몸 일으키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역도는 약물치료 중 피해야 한다. 또 변을 볼 때 용쓰는 것도 좋지 않다. 근육이나 관절의 움직임 없이 관절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근력을 향상하기 위해 근육을 자극하는 등척성 운동 (10초 이상 장시간 저 반복 운동, 또는 2~3초의 단시간 고 반복 정적 운동) 또한 지양해야 하는 운동방법이다. 평소에 좋다고 알려진 달리기도 가슴 쓰림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치료 중에는 피해야겠다. 단, 헬스장에서 타는 자전거 운동은 위 식도 역류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19. 평소 트림할 때 쓴맛이 느껴지면 식도질환으로 의심해야 하나?
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트림할 때 신맛이 난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십이지장에서 분비되어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할 담즙이 위장운동의 이상으로 위장으로 역류하여 위 식도 역류가 일어났을 때 위액 속에 섞여 있는 담즙도 같이 역류하여 쓴맛이 날 수는 있다.

20. 채소나 과일은 모두 좋은 음식에 포함될까?
아니다. 브로콜리, 양배추, 무, 콩 비지, 마 등은 좋은 음식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논문들을 보면 포도, 딸기, 오렌지와 같이 신맛을 내는 주스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기고자 :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찬섭 교수의 소화기질환 이야기

생활속에서 쉽게 생길 수 있는 소화기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센터장
대한위암학회, 이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원인사위원회, 위원
대한광역학학회 회장
대한소화기학회, 부회장 역임
대한췌담도연구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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