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호흡, 키 성장도 방해

서초구에 사는 코막혀(초5)군은 시도 때도 없이 킁킁대고 훌쩍거려 엄마에게 자주 혼이 났다. 막혀 군의 어머니는 습관적으로 그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혀군은 코가 막혀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입을 벌리고 자기 시작하고 코골이도 심해져서 본원을 찾았다. 여러 검사 결과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 인자로 인한 과민반응이 코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몸에서 가장 약한 부위가 눈과 코 점막이다. 이런 약한 부위에 알레르기는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코막힘,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과 눈 가려움증이다.

아침에 심하다 오후엔 점차 감소하게 되며, 코막힘은 계속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려움증은 코 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발생한다. 그 밖에 눈물, 두통, 후각감퇴, 폐쇄성 비음 등의 증상이 있다.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과 주위의 천식 유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엔 우리 몸의 체온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체온이 1℃ 낮아지면 면역력은 2배 이상 낮아진다고 한다. 밤낮의 기온차로 인해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먼저 비염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비염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비염을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 체질개선과 면역력을 키워주는 한방치료가 효과적
비염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병이 아니어서 쉽게 생각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재발이 쉬운 질병이기 때문에 증상치료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부분을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외부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기능인 위기(衛氣)가 약한 상태에서 다양한 외부 요인에 감촉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신체를 방어하는 위기라는 것이 곧 면역력이며, 이것은 장 건강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하면 가능한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나 피부도포 검사를 통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서 원인 물질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우선해야 한다. 그 다음 증상 완화 목적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체질 개선에 목표를 둔다.

알레르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체질로 변화시켜 면역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꾸준히 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도 있다.

◇ 코 막혀 구강호흡 하는 어린이 키도 덜 커
코막힘 증상으로 인해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심하면 잘 때도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적어지고, 숙면도 방해를 하게 되어 키성장도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은 또래보다 작은 아이가 많다.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자주 감기에 걸리게 되고, 비위의 기능도 약해져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영양불균형상태가 되기도 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되어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성장치료를 받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비염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보폐성장탕과 같은 처방으로 비염 치료와 성장치료를 동시에 하면 두 가지 모두 좋아지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약재로 만든 비강세척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려면 집먼지, 곰팡이, 꽃가루, 담배연기나 매연과 같은 외부 환경요인을 철저히 차단하고 환기와 청소를 자주해야 한다. 유해한 화학성분을 최대한 피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가 많은 계절에는 창문을 닫고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애완동물이 원인인 환자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아야 한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