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동호회의 순례지 '대치동 정육식당'

닥터Q의 맛기행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석창인 원장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집값이 폭등한 일부 지역에 대해  말짓기에 능한 사람들이 '버블 세븐'이니 뭐니 하면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지만, 복잡한 세상사가 어디 '말'로만 해결 될 수 있을까.

그런데 따지고 보면 부동산만 버블이 아니다. 의식주 모든 것이 버블이다. 백화점에서 파는 옷들의 가격표엔 '0'이 하나 더 붙은 느낌이다.  종업원에게 들킬세라 몰래 들쳐 본 가격표에 화들짝 놀란 사람이 어디 나 뿐이겠는가. 이 계절이 지나면 '땡처리'되어 '걸레값'만도  못한 신세가 될 것임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의생무상(衣生無常)이 아닐 수 없다.

▲ 투박한 시골 스타일 계란찜
음식값은 또 어떤가? 남자 서넛이 고기 좀 구울라 치면 20만원 이상은 각오해야 목구멍에 '기름칠'한 느낌이 조금 온다. 또 고기의 양은 어찌나 적은지 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자르는 종업원의 큰 손이 얄미울 정도다.
▲ 깍둑썰기로 나오는 새송이
그래선지 실속있는 직장인들은 예전부터 정육점에서 직접 운영하는 고깃집을  찾았나 보다.  재미있는 사실은 수도권과 서울에서는 '정육식당'이라 부르지만 아직 지방에서는 '식육식당'이라 부른다. 식육점에서 정육점으로 표준어 표기가 바뀌었지만 '식육'이라는 표현이 더 입맛을 당기게 하는 걸 보면 나도 구시대적 인간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콜레스테롤 덩어리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마블링이면 식욕중추를 자극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이 식당은 원래 테이블도 몇 개 없었고 손님도 뜸했다. 한 재야 식도락가가 인터넷 개인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급기야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얻기가 힘들어졌고, 최근엔 밀려나가는 손님들의 성화에 못이겨 지하층 전체를 얻어 확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 지금이 불맛과 고기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미디엄 레어 수준이다. 빠른 젓가락 놀림만이 살 길이다.

원래 식당이 새 단장을 하거나 확장을 하면 음식맛을 버린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 식당은 오히려 더 번창일로다. 예전의 유일한 불만이 압축탄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는데 확장을 하면서 참숯으로 바뀌어 제대로의 '불맛'을 느끼게 되었으니 어찌 손님이 줄어 들겠는가.

욕심을 더 부리자면 불판을 석쇠로 바꾸었으면 한다. 물론 석쇠를 사용하면 돼지고기나 차돌박이 등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인하여 실내가 탁해지기 마련이지만, 옷과 몸에 고기 냄새 배는 맛에 식당을 찾는 멋도 있는 것이다.

▲ 마무리는 차돌박이로...

밑반찬의 가짓수나 수준이 그리 높진 않지만, 여러 테이블 위의 와인병을 보면 인터넷 식도락 동호회의 순례지가 된 듯한 느낌이다.

식당의 위치는 그야말로 버블의 핵심지역에 있다. 하지만 지불하는 밥값은 비슷한 수준의 고깃집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니 추가 주문에 대한 '압박'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식당정보>

서울시 강남구 대치4동 911-8. (02)557-0883
주요메뉴 가격 : 생등심  2만5000원, 차돌박이  2만2000원, 특수부위  3만원, 삼겹살 8000원,  항정살 9000원, 가브리살  9000원

/석창인-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s2118704@freechal.com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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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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