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사랑합시다

임호준기자의 헬스편집실

헬스조선/임호준 대표


'살 빼고 싶으면 아침밥을 드세요'란 제목의 지난번 칼럼 끝 부분에 '18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밥을 차려 준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썼더니, 이 대목이 적어도 제 주위에선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게 마누라가 좋아 신문에까지 광고 하냐? 팔불출(八不出)!" "맞벌이 아내에게 아침밥까지 얻어 먹는 비(非) 인간성" 같은 농(弄) 섞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밥은커녕 가장(家長) 취급도 못 받는데 참 대단하다"는 얘기도 두어 명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지난 주 만난 한 친구는 제 칼럼을 읽었다며, 50대 이후에는 남편이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에 따라 '영식(零食)님' '일식(一食)씨' '이식(二食)군' '삼식(三食)세끼'로 호칭이 달라진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려 주더군요. 한 끼도 안 먹는 남편은 '영식(令息)'처럼 존귀해 '님' 소리를 듣지만, 세끼 다 먹는 남편은 '새끼'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지요. 저 같이 밥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사람은 늙어서 '새끼' 소리 듣기 십상이라고 꼬집더군요.

남자들의 우스개 소리에선 이처럼 아내와 남편의 관계가 대립적으로 설정돼 있으며, 대개의 경우 아내는 남편을 쥐락펴락하는 '절대 강자'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인 것 같습니다. 남편들은 여전히 '남존여비(男尊女卑)'적 관념에 머물러 있으며, 아내를 일방적 '시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스개 소리 할 때만 '엄처시하(嚴妻侍下)'라고 너스레를 떠는 것이지요.

그러나 현실은 조만간 역전되게 됩니다. 은퇴 연령은 계속 낮아지고, 평균 수명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요즘 문상을 가면 고인(故人) 나이가 웬만하면 구십입니다. 현재 중년을 기준으로 하면 이제 누구나 100세를 사는 시대에 접어 들었고, 많은 미래학자들은 130~150세까지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아닌 말로, 60세에 은퇴해 100세까지 산다면 40년간 아내가 아닌 누구에게 밥을 얻어 먹을 수 있겠습니까?

초 고령화 시대에는 건강 때문이라도 배우자가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을 하면 사망률이 급속도로 올라갑니다. 울산의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미혼자는 기혼자에 비해 사망률이 6배 높습니다. 또 미국 시카고대 노화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장병이 있는 기혼 남자는 심장병이 없는 미혼 남자보다 오히려 4년 오래 살았습니다. 최근 '황혼이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대부분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데, 그런 일이 내게 닥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아내와 남편은 농담 속에서처럼 대립의 관계가 아니며, 60~70년을 함께 살아가야 할 '파트너' 입니다. 이런 파트너십의 중요성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내와의 관계를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임호준 Health 편집장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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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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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조선일보 헬스편집장
현 헬스조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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