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찾은 주부 이 모(40세)씨는 눈 주위에 좁쌀 크기의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몇 년 전부터 없어지지 않아 고민이다. 처음엔 한 두 개쯤이야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이 화근이 돼 지금은 수 십 개가 눈 주위로 번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눈 주위에만 모여 있던 좁쌀 같은 것들이 눈꺼풀에도 한 두개씩 생기기 시작해 이씨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씨를 괴롭히는 것은 다름 아닌 난치성 피부 질환 한관종이다. 한관종은 30~40대 중년 여성의 눈 밑에 아주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좁쌀을 뿌린 것처럼 오돌도돌 솟아나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관종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눈 밑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윗 눈꺼풀에도 생기고 몸의 다른 부위, 가령 가슴이나 배에도 생긴다. 한관종은 2~3mm의 작은 노란색 또는 분홍색의 원형이나 타원형들이 여러 개가 모여서 나타난다.
한관종이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관 즉 땀이 나오는 통로의 비정상적인 증식이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관종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통증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행여나 더 번지게 될까하는 염려에서, 그리고 지저분해 보이는 인상을 만드는 미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치료를 원하고 있다.
한관종은 이처럼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재발도 잦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보일 때 말끔히 없애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레이저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된다. 기존의 피부를 깎는 방법 대신 구멍을 내어 주위의 정상조식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은 빠르다. 시술 후 1-2일 후부터 세안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보다 효과적인 제거를 위해서는 1~3개월 간격으로 2~3회의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간혹 한관종을 손으로 함부로 짜거나 바늘로 터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피부에 흉터를 남길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