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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사동 사거리 지역은 번잡하다 못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특히 아귀나 꽃게장 등을 취급하는 식당 부근은 아예 시골 5일장보다 더 요란스럽다.
이 때문에 손님들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아니면 코로 들어가는 건지 모를 정도로 허겁지겁 먹고 쫓겨나오기 일쑤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과연 이 동네가 신사동 사거리 근처인가 싶을 정도로 인파도 없고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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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저녁무렵 놀이터에는 귀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그곳에 '국수집'이 얌전하게 자리잡고 있다.
굳이 풍수지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곳의 음식이 참으로 얌전할 것임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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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부들은 김치를 사다 먹거나 친정에서 얻어다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통 된장, 간장, 고추장 만드는 법을 모를 것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파는 고추장이나 된장이 원래부터 그런 색이나 맛이려니 할 지 모른다. 개량된 맛에 순치된 나머지 전통 재료를 이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요리를 하면 "이건 맛이 이상해!" 하거나 "맛이 없어!"하고 단정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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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의 요리들에서는 "어? 원래 이 맛이 맞는 건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신세대풍의 된장, 간장, 고추장에 길들여진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게다가 식당 구석구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손님들을 압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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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히 '국수집'에 주문한다. 아무리 손님이 줄더라도 제발 이북 음식점과 같은 변신만은 말아 주기를 말이다.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24-2 02-512-2486
메뉴 : 불고기 1만2000원, 모듬전 2만5000원(대), 1만8000원(소), 편육보쌈 2만원, 만두국 6000원, 소면 5000원, 비빔국수 5000원
/석창인-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s2118704@freechal.com
입력 : 2006.10.30 11:1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