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영구치 앞니가 크게 나와 놀라셨다고요?
치아 교정을 하는 치과의사로서 많은 분들에게 아이들이 가지런한 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곤 합니다. 가지런한 이를 가지려면 유치가 나기 시작할 때부터 적절한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유치는 총 20개이고, 영구치는 사랑니 포함해서 총 32개입니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아랫니 앞니 두 개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윗니는 정상적인 경우 아랫니보다 약간 늦게 나옵니다. 이때부터는 아이들의 치아를 꺼즈로 닦아 주어 관리하고, 우유병을 물고 자지 않도록 하십시오. 우유병을 물고 자면 이가 다 썩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생후 2년이 되면 모든 유치가 거의 잇몸을 뚫고 나와 보이기 시작하고, 3세 경에 유치가 다 내려와 위아래가 다 맞물립니다.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양치하는 법을 가르치십시오.
이때 유치의 앞니는 사이가 벌어져 있는 것은 정상이고, 윗니가 아랫니를 약간 깊게 덮는 경우도 대개 자라가면서 자연적으로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아랫니가 윗니보다 앞에 위치하거나, 위아래 앞니의 가운데 선이 비뚤어진 경우에는 발견 즉시 교정과 의사와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아래턱이 크지 않은데도 주걱턱이나, 아래턱이 비뚤어진 비대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있으면 손가락에 일회용 반창고를 붙여 아이들이 손가락 빠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차려 중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계속 손가락을 빨면 위아래 앞니가 안 다물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6살이 되면 최초의 영구치가 맨 뒤쪽에서 나오기 시작하는데, 부모님들은 이 치아가 맨 뒤에 있으므로 유치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치아는 평생 사용해야 하는 중요한 영구치 어금니입니다. 맨 뒤 어금니가 나고 곧 앞니 영구치가 나오는데, 앞니가 너무 커 놀라고, 비뚤게 나서 또 한번 놀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영구치 앞니의 크기가 유치 앞니보다 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고, 유치 앞니 사이에 공간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으면 영구치 앞니가 비뚤게 납니다. (보통 아래 앞니는 안쪽에서 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영구치가 나기 전 유치 앞니 사이가 벌어져 있는 것은 큰 영구치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릴 때는 유치는 가지런히 이뻤는데 영구치가 안쪽에서 나요”, “유치를 일찍 뽑아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란 말씀을 많이 듣는데, 유치를 빨리 뽑아줘도 이 시기에 영구치 앞니가 비뚤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 앞니가 비뚤게 나면 평생 비뚤어진 채 있을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턱뼈가 많이 자라는 시기가 오면 (키가 많이 자라는 시기인 초등학교 고학년때와 거의 일치합니다.) 치아를 담고 있는 턱뼈의 폭도 넓어져 비뚤어진 앞니가 조금씩 가지런해집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미국에서 일찍부터 되어왔고,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심지어 유치 사이 공간이 없었던 아이들 중 약 57%에서도 영구치 앞니가 날 때는 비뚤어졌지만 점차 가지런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앞니가 비뚤어졌다고 빨리 치아교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주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공간을 잘 유지하면 교정치료를 받지 않아도 가지런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명립
서울 일리노이 치과 원장
현)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교정과 adjunct assistant prof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