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형물 없이 가슴 올리기 – 실 성형
전업주부였던 S씨는 요 몇 년간 유난히 가슴이 처지는 것 같아 마음도 무거웠다고 한다. 본래 C컵도 부럽지 않은 탐스런 B컵을 자랑하던 그녀였건만, 아이를 낳고 모유수유를 하면서 그녀의 가슴은 중력의 영향을 충실히 따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남편에게 몇 번 가슴 성형에 대해 살짝 얘기를 꺼냈지만, 수술이 위험하다고 우려하는 통에 섣불리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망설이던 S씨에게 큰 수술 없이 실만으로 성형이 가능한 실성형법을 권했다. 가슴의 처진 정도는 심한 편이었지만 볼륨은 아직 살아있어 처짐 교정만으로도 수유 전의 가슴모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었다. 또한 남편과 그녀 모두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에, 더욱 실성형이 적합했다.
실 성형의 효시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실 성형은 실을 이용해 땀을 떠주는 방식으로 쌍꺼풀 라인을 잡아준 것이었다. 이후 실은 진화해 90년대 후반 러시아에서 실 표면에 장미 가시처럼 돌기가 난 ‘압토스’실이 나왔다. 이 실은 의료용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단순 봉합용으로 사용되었던 실의 기능을 넘어 몸 안쪽에서 주름을 펴주는 기능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압토스 실의 경우, 국내에서 식약청 승인을 받은 이후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가짜가 난립했던 해프닝이 있었다. 국적 불명의 압토스 실들이 유통되고, 심지어는 봉합실에 메스로 돌기를 만들어 제조하는 곳까지 등장한 것. 결국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식약청 허가가 취소돼 ‘불법의료기기 회수 및 폐기’명령이 발효됐었다. 그러나 제조 및 판매업체는 이러한 단속에 항의, 행정 소송을 벌여 결국 승소함으로써 의학적 안전성을 입증하고 2005년 5월 식약청 재승인을 받아냈다.
압토스 실 모식도
실 만으로 성형이 가능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시 성형학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이 성형 방법은 학계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놀라움이 채 가라앉기 전 비슷한 시기 불가리아에서 실을 이용해 몸의 각 부위를 당겨 주름을 펴고 처진 부분을 올리는 시술법이 등장했다. 이를 계기로 실은 얼굴 주름 제거는 물론 가슴과 엉덩이 처짐 성형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성형에 사용되는 실의 종류는 그 쓰임새에 따라서 크게 봉합용과 주름 제거용, 모양 교정용으로 나뉜다. 이 중 모양 교정용은 처진 가슴이나 엉덩이를 올려주기 위해 사용된다. 시술 후 살들을 잘 잡아주는 것뿐 아니라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완수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실에 비해 탄력성이 매우 뛰어 난 것이 특징이다. 또, 몸 속에서 어느 정도 버티는가도 중요해 보통 3~4년에 걸쳐 서서히 몸으로 흡수되는 실을 사용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가슴과 엉덩이 성형은 전신 마취가 필요한 ‘큰 시술’에 속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슴의 경우 대부분이 우선 처진 부분을 교정하고 동시에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으로 가슴 확대를 해줌으로 가슴 모양을 잡아주는 시술을, 엉덩이 역시 처진 부분을 지방흡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볼륨감과 모양을 살리기 위해 엉덩이 윗부분에 다시 지방을 이식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방법들은 현재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실을 이용할 경우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효과를 낼 수 있어 몸매의 ‘퀵 성형’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었다.
실을 이용한 바디라인 성형은 대부분이 수면 마취 혹은 부분 마취로 이루어져 환자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시술 시간이 각각 1시간 이내고, 수술 후 특별한 회복기간 없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 성형이 완벽한 몸매라인을 만들어 준다는 기대는 금물이다. 실은 피하지방층에서 시술 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처진 지방만 잡아 올려줄 뿐 유선조직의 처짐을 잡아주지 못해 볼륨감을 살려주진 못한다. 가슴 구조는 지방과 함께 유선조직으로 되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외과적 수술결과와 비교했을 때 그 효과가 비교적 크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술이 끝나고, S씨는 “그 동안 가슴앓이 해 왔던 것에 비하면 너무 시술이 간단하다”며 놀라워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시술 전에 걱정했던 실이 끊어질 것이란 염려도 시술 직전 실의 튼튼함을 눈과 손으로 확인한 후엔 만족과 확신으로 변화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가슴 처짐을 막기 위해 매일 가슴탄력을 위한 스트레칭을 할 것과 보정 속옷 입기를 약속했다. 진료실을 떠나는 그녀의 표정이 밝아진 것이 잘 된 수술보다 백배는 더 기쁜 것은, 필자뿐 아니라 모든 의사의 활력의 근원일 것이다.
/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