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의 P양은 한눈에 보기에도 젊고 아름다운, 현대여성이었다. 큰 키에 제법 늘씬하고 굴곡 있는 체격이, 진료실을 찾은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진찰을 위해 그녀의 가슴을 보자, 순간 개화기 때 외국인들이 사진으로 찍은 조선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복 저고리와 치마 사이로 비죽이 드러났던 여성성의 상징... 그리고 그 아래에 또 다시 잡혀있는 W라인...
P양의 경우처럼 가슴 밑에 두터운 주름이 두 개가 생겨 영락없이 가슴이 두 쌍이 달린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일컬어 더블버블이라 부른다. 이는 처진 가슴을 교정해주지 않고, 단순하게 겨드랑이를 통해 근육 아래로 보형물을 넣는 확대수술을 시행할 경우 발생하기 쉽다.
사실 여성의 가슴 처짐은 진피층의 탄력 소실과 유방조직의 체적 감소, 노화, 출산 및 체중 감소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단순한 노화에서 비롯되는 경우보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의 체계적이지 못한 무분별한 다이어트가 가슴 처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가슴은 한번 처지면 어떤 운동이나 마사지를 해도 자연적으로 회복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가슴은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한 관리법을 실천하지 않고 무작정 살을 빼면 자연히 그 크기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는 20대인데, 가슴이 50대인경우 대부분의 여성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최선의 방법은 예방. 한 달에 5kg 이상 빼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금해야 한다. 그리고 다이어트와 함께 반드시 가슴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나 마사지를 병행해 가슴 처짐을 방지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 하겠다. 누운 상태에서 양손에 1kg의 아령을 각각 들고, 가슴부위에 모았다가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아령을 쥔 손은 앞으로 나란히 자세에서 서서히 가슴부위로 내리고, 다시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한다. 이 동작을 10회를 1세트로 해 아침저녁으로 각 3세트씩만 해줘도 어느 정도 가슴에 탄력을 붙이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과 병행해야 가슴 피부탄력이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있으며, 운동을 할 때 스포츠용 속옷을 착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달릴 때 가슴은 중력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이를 받쳐주는 기능성 속옷을 착용하지 않으면 처지는 속도가 더 빨리질 수 있는 것.
일단 예방에 실패하여 처짐현상이 생겼다면 그담엔 수술로 교정하여야 하는데.. 처진가슴의 교정수술은 일반적 단순 가슴확대수술과 차원이 다른 전혀 다른 수술이 된다. 그냥 단순히 근육밑에 포켓을 만들어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법은 절대 처진 가슴에 적용하여서는 안된다. 더블버블 현상을 예방하려면 유륜 절개 선을 통해 보형물의 아래 부분이 근육 위로 빠져 나오도록 해 줘야 한다. 그래야 더블버블 현상을 예방하면서 장기간 안전하게 예쁜 가슴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기존의 심하게 처진 가슴 교정수술은 유륜 둘레에 보기 싫은 흉터를 남긴다는 단점이 있었다. 유륜 둘레에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하여 유륜의 안쪽 짙은 부분을 통해 이중평면 확대시술을 함으로써 흉터가 유두의 밑둥에 생기도록 한다면 수술 후 흉터가 눈에 띄지 않게 되고 부가적으로 유륜의 직경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성의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임과 동시에 자신감의 표상이다. 처지는 가슴은, 여성 개인의 여성성과 자신감의 상실을 의미한다. 가슴만큼은 가난해 지지 않도록, 저축하듯이 관리과 정성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