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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준비하시나요?

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더맑은 클리닉/박민선 대표원장

어제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그대로 눌러 살던 지인 A씨를 만났다. 30년 이상을 미국에서 바쁘게 살다가 60세가 되기 전에 은퇴를 하고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달 정도의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고 있었다. 미국은 은퇴를 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다. 더구나 전문직인 경우에는 건강이 허락하면 70세가 넘어도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아직 건강하고, 전문인으로 일한 경력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일찍 은퇴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인생 2막에 어떤 계획이 있는지 물었더니 뜻밖에도 요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환갑을 바라 보는 나이의 남성이 전문직을 그만두고 요리를 하고 싶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일은 더 신선했다. 와인 전문가 자격을 갖고 싶다고 했다. 요리를 하는 남자 혹은 와인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A씨가 요리와 와인 전문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좀 독특했다. 50년 이상을 학교 공부와 연구 등 두뇌에 매달려 살아 왔으니 육체노동을 하면서 그 기쁨을 누리고 살고 싶은데, 그 한가지가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요리이고, 또 한가지는 미각이 둔해지기 전에 혀를 단련시키는 일인 와인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A씨는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최고의 학벌을 마치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회사의 연구실에서 근무한 수재로 60년 가까운 세월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A씨가 “내가 공부를 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은 내 뜻이 아니야, 그냥 그 시절에 주위에서 그렇게 하니까, 나만 뒤쳐지기 싫어서 한 것이지” 라고 이야기했을 때, 상당히 공감이 갔다. 나도 어릴 때부터 막연히 의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의과대학에 가고, 의사가 되었지만, 어릴 때 공부 이외에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남들이 하는 대로 공부하고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하고, 의사가 되고 대학교수가 되었다가, 지금은 개인의원 원장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이 일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지만, 달리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A씨는 마당 가꾸고, 요리하면서 육체 노동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젠 육체 노동의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 가면 뜰이 넓고 부엌이 편리한 집으로 이사를 하고 유기농 채소 키우고, 요리학교에 다닐 예정이라는 A씨가 부러웠다. 마당에 김칫독 묻고 김치도 담고 싶다는 대목에서는 평소의 내 꿈을 그대로 얘기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본인이 키운 채소를 이용해서 친구들 불러 식사와 와인을 나누는 것이 꿈이라니, 마당 넓은 집에 쓸모 있는 부엌과 식당을 갖추고 맛있는 김치와 함께 친지들과 식사를 나누는 꿈을 가지고 있는 내가 왜 아니 부러울까? 우선 꿈을 실행시키는 단계에 와 있는 A씨에게 박수와 함께, 가끔 방문해서 그 분의 음식을 즐기는 복을 누리고 싶다.


필수 교육을 이수하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생의 첫 20년을 인생 1막의 1장, 직장을 갖고 생활인으로 자리 잡고, 가족을 부양하기 바쁜 40 대까지를 1막의 3장, 그리고 가족 부양의 의무를 어느 정도 완수하는 시기인 50대를 인생 2막의 시작이라고 칭하고 싶다. 100세 이상 장수도 가능한 시기를 맞이한 우리들에게 인생 2막은 거의 50년 가까이, 살아 온 날만큼이나 길 수도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와 같이, 열심히 임무를 수행한 나에게 인생 2막이 온전히 내가 즐기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바라던 세계로 떠나라”. 내가 행복해야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다. 100세를 살아 갈 마지막 날까지 활기차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멋진 인생의 2막을 준비하자. 반평생을 두뇌 노등을 한 사람은 육체 노동을, 반평생을 육체 노동에 바친 사람은 도서관의 책 속에 빠져 보는 것을 어떨까? 지금까지 내가 상상해 보지 않은 삶을 생각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준비된 할 일이 있는 삶이 진정으로 젊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박민선원장과 함께 알아보는 활성산소이야기

더맑은 클리닉 /박민선 대표원장
1983 이화여자대학 의과대학 졸업: 의학사
1986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 의학석사
1995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대학원 졸업 : 의학박사
순천향대학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역임
박스터 아시아태평양 의학고문 역임
박민선내과 원장 역임
현 더맑은 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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