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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정맥성 발기부전

남자와 여자사이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강동우

“저는 한마디로 ‘물렁이’입니다.”

30대 초반의 K씨는 건강해 보이지만 침대에서는 고개 숙인 남성이다. 음경이 단단하지 못해 삽입성교가 거의 불가능했다. 처음엔 건강상태가 나빠진 줄 알고 종합검진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모두 정상이었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혈액순환에 장애가 될만한 어떤 문제도 없었다. 정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싶어 정력에 좋다는 음식과 방법은 다 동원해 봤지만 그것도 허사였다.

“흥분도 잘 됩니다. 그러나 발기가 좀 되는 듯 하다가도 곧 힘이 쭉 빠져버리니….”

K씨와 같은 남성에게는 음경 해면체의 혈류 상태를 파악하는 혈관 도플러 검사가 필수다. 삽입성교에 적당한 강직도가 유지되려면 음경은 물이 꽉 찬 물 풍선 상태가 되어야 한다. 남성이 흥분하면 동맥으로 혈액이 많이 유입되어야 하고, 정맥을 통해 피가 빠져나가지 않아야 정상적인 강직도가 유지될 수 있다.

검사결과 K씨는 동맥으로 피의 유입은 왕성했으나 정맥으로 피가 줄줄 새는 ‘정맥성 발기부전’이었다.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태’가 반복되고 있었던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K씨는 회음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때 내부의 음경 해면체가 손상되었고, 그 후 발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었다. 이외에도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체중을 모두 음경에 실어 자위를 하거나, 책상 모서리 같은 곳에 음경을 강하게 압박해서 자위를 하는 경우도 음경 해면체가 손상돼 정맥성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

또 전립선 질환으로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음경 해면체가 손상될 수 있으며, 정맥의 정상적인 폐쇄기능을 약화시키는 혈관질환이 있을 때도 정맥성 발기부전이 생긴다.

그러나 발기가 쉽게 사그라진다고 무조건 정맥성 발기부전은 아니다. 심인성 발기부전이나 남성 호르몬의 부족 때도 비슷한 현상이 생기므로 구별해야 한다. 심리적·신체적 문제가 중복된 경우도 많으므로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들을 포괄적으로 진단해야 제대로 치료가 된다.

안타까운 점은 정맥성 발기부전은 먹는 발기 유발제로는 효과가 없거나, 더 많은 용량을 써야 하므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그래서 효과가 상대적으로 강력하며 전신 부작용의 가능성이 적은 주사요법을 쓰거나 기타 치료법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우. 강동우 성의학 연구소 소장

/백혜경.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 공동원장


입력 : 2006.02.21 14:04 12'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사이

왜곡된 성과 성기능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강동우
미국 킨제이연구소 연구원
서울 의대 임상교수
현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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