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다가 발목을 삐끗했어요. 좀 쉬면 괜찮겠죠?"
많은 환자가 이렇게 말하며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발목이 반복적으로 접질린 경험이 있다면 단순한 염좌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인대가 반복적으로 손상되면 발목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 손상과 조기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목 염좌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한 관절 손상 중 하나다. 대부분 발을 안쪽으로 접질리면서 바깥쪽 인대가 손상된다. 초기에는 부기나 통증이 심하지만 며칠 안에 증상이 가라앉으면 스스로 회복됐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인대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발을 접질리면 만성 불안정성이 생겨, 걷거나 달릴 때 발목이 자주 ‘헛도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불안정성이 반복되면 발목 관절의 미세한 연골 손상이 누적되어 퇴행성 변화가 일찍 시작된다. 관절염은 단순히 나이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손상된 관절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퇴행이 촉진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즉, 발목을 자주 삐끗하는 습관이 결국 조기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발목 인대 손상은 단순 염좌처럼 보여도 손상 정도가 다양하다. 인대가 늘어나는 경미한 경우부터 완전 파열에 이르기까지,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르다. 정밀 검사로 인대 손상 부위와 범위를 확인하고, 손상된 인대의 안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손상이라면 2~3주간의 고정과 안정, 냉찜질, 물리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인대가 느슨해지거나 파열된 경우에는 재건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다쳤을 때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다.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면 발목 주변 근육이 약해지고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재손상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부기나 통증이 가라앉았더라도 발목에 불안정한 느낌이 남는다면 반드시 정형외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발목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제자리에서 발끝으로 천천히 서기, 밴드를 이용한 발목 저항 운동, 균형 패드 위에서 중심 잡기 등은 발목 안정성을 높여 재손상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높은 굽이나 쿠션이 불균형한 신발은 피하고, 운동 전에는 반드시 발목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단순히 접질린 거라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관절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한 번의 방심이 평생의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은 발목 통증이라도 반복된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