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과 팔 저림, 어깨 통증이 모두 목디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특이한 경추 질환이 있다. 바로 후종인대골화증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경추 뒷부분의 후종인대라는 조직이 뼈처럼 두꺼워지고 변하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좁히고 압박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점차 신경이 눌리면서 심하게 악화되면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추는 경추 척추뼈와 뼈 사이를 연결시켜주고 지지해 주는 디스크, 그리고 뒤에 있는 신경 통로로 신경이 지나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경추 뼈와 디스크 조직의 앞쪽과 뒤쪽으로 마치 밧줄처럼 이어주는 인대가 존재하는데, 앞쪽으로 이어주는 인대를 전종인대, 뒤쪽으로 이어주는 인대를 후종인대라고 한다. 후종인대는 경추의 신경이 지나가는 신경관의 앞쪽 부분에 종축으로 이어지는데, 후종인대 일부 또는 전부가 뼈처럼 두꺼워져서 신경이 차지해야 할 통로인 신경관을 막고 압박하는 질환이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초기엔 자각 증상이 없다가 골화된 부위가 점점 두꺼워지고 신경 통로를 막을 정도로 심해지면 여러 가지 척수를 압박하는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40대 이후의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양팔과 양다리의 힘 빠짐,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보행 장애 증상, 의외로 허리와 등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안타까운 점은 흔히 말하는 비수술 치료인 약물,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의 치료법은 수술뿐이다. 수술 방식은 목 앞쪽으로 접근하는 전방 수술과 뒤쪽으로 접근하는 후방 수술로 나눌 수 있다. 전방 수술은 척추체 제거술을 통해 골화된 후종인대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고, 후방 수술은 보통 후종인대 자체를 제거하진 않고 후궁 성형술을 통해 신경관을 확보해 척수 신경 압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수술 방식은 환자 상태와 골화된 범위, 위치 등에 따라 주치의의 판단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결정된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교통사고나 넘어짐 같은 외부 충격으로 사지마비를 일으킬 수 있어 예방적으로 수술까지 고려하는 질환이다.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목디스크가 아니라 후종인대골화증일 가능성도 있으니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생소한 질환이라 이 질환을 진단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겁부터 내는데, 경추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늦지 않게 수술을 받는다면 큰 후유증 없이 회복 가능하다. 임상 경험이 많은 경추 전문의를 찾아 수술 시기와 치료법을 논의해서 대처한다면 건강했던 일상으로 복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