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날씬하면 오래 산다는 믿음을 가진다. 하지만 마른 사람보다 통통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고 알려졌다. 그 이유는 근골격계의 건강과 수명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년기 기대 여명은 체중이 아니라 활동력으로 예측하게 되는데, 이러한 활동력을 대변하는 지표 중 하나는 바로 보행 속도다. 중년 이후의 성인은 매년 1% 정도 근육량이 감소하며 활동력이 떨어진다. 노년기엔 근량 감소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 결국은 걷는 속도마저 느려지게 된다. 적절한 보행속도의 유지는 신체 활동 능력을 반영하는 지표로,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심각한 근감소증은 일상생활에 활동 장애를 유발하고, 낙상 빈도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근육 관리는 척추와 전신 건강을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의 척추는 역학적인 구조 측면에서 예측하는 무게보다 더 많은 하중을 버틸 수 있다. 이는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하중 지지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있다고 보는 근거가 된다. 척추 주변 근육이 약하면, 허리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져 신경이 더욱 심한 자극을 받는다. 허리 주변 근육이 약한 사람이 요통을 더 자주, 길게, 심하게 느끼는 이유다. 여기까지는 척추와 근육의 관련성으로 잘 알려진 부분이다.
척추에서 근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퇴행성 변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하중을 뼈와 인대로만 견디게 되다 보니 퇴행성 변화가 더 심하게 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퇴행성 변화가 필연적으로 비대칭이란 점이다. 각도가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게 된다. 지렛대 원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기울어진 허리 분절은 이미 무너진 방향으로 더 무너지게 되고,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바로 위와 아래 분절도 반대 방향으로 퇴행성 변화가 진행하게 된다.
활동력의 경우, 반년 정도의 적절한 영양과 효과적인 운동으로 10년 이상 젊게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허리는 운동으로 세울 수 없다. 허리 입장에선 참 슬픈 결과다. 그렇게 허리가 무너진 환자는 허리가 아파 운동하지 못하고, 운동량의 감소는 근육의 감소와 뼈의 약화에 영향을 끼쳐 다시 허리가 아픈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다행인 점은 근육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운동량보다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운동량이 훨씬 적다는 점이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근육이 성장하기 위한 한계치를 넘겨야 하고 근육통도 따라오지만, 유지하는 건 가끔 사용해 줘도 충분하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근골격계 건강을 챙겨준다면, 나중에 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겠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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