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니를 제외하고 28개의 영구치를 가지고 있다. 위아래 각각 14개의 치아가 있는 것인데, 나이를 먹을수록 여러 원인으로 인해 치아의 상당 부분이 소실된다. 만약 80세에도 20개의 치아, 즉, 위아래 각각 최소한 10개의 치아를 가질 수 있다면 음식을 섭취하는 데 지장이 없고 얼굴 형태 또한 온전히 유지될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은 노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이렇게 오복 중 하나인 튼튼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0개의 치아가 없는 상황이 된다면 몇 개의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건물을 지을 때 대지 면적이나 지반 상태에 따라 필요한 기둥의 개수가 다르듯이, 개개인마다 악궁(턱)의 크기가 다르고 뼈의 상태가 달라 심을 수 있는 임플란트의 개수도 다 다르다. 입안에 충분한 공간이 있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없는 치아의 개수만큼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게 최선의 치료계획이라고 할 수는 없다. 너무 좁은 공간에 다수의 임플란트를 촘촘하게 심으면,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처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예후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임플란트 사이에는 적정한 공간이 있어야 보철물이 안정적인 모양으로 올라가고 주변에 잇몸이 잘 형성되기 때문에 임플란트 비용과 상관없이 환자가 모두 식립하기를 원해도 적절한 개수를 심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한쪽 악궁에 치아가 하나도 없는 경우, 보철물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임플란트 개수는 6개로 본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예지성 있는 보철을 위해 상악에는 8~10개, 하악은 6~8개의 임플란트를 심고, 전악 보철을 시행한다. 상악에 더 많은 임플란트가 필요한 이유는 상악의 뼈가 하악의 뼈보다 악궁이 크고 더 무르기 때문에 보다 많은 튼튼한 기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각 환자에 맞춰 임플란트의 개수를 정했다면 임플란트의 위치와 방향, 각도 등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빠진 치아가 많으면 치아의 위치나 높이, 각도 등을 어떻게 결정할지 기준이 되는 주변 치아가 사라진 상태가 된다. 남은 뼈의 위치에 따라 임플란트를 심으면 보철을 할 때 지나치게 치아가 안쪽으로 배열되어 혀가 있을 공간이 없거나, 입술이 안쪽으로 쑥 들어가 보인다거나 치아의 높이가 너무 낮아 합죽이같이 보이기도 한다. 또 씹는 것이 어딘가 불편해지는 등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한 번에 심을 때에는 미리 컴퓨터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철물을 만들고 적절한 곳에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내비게이션 수술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방식 역시 한계가 있다. 입안의 다양한 요소를 모두 복합적으로 고려하기 어렵고 임플란트 식립 후 씹기 시작하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면서 입안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편하고 오래가는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서는 고려할 요인이 많은 만큼 단순히 비용만 보기보다는 수술할 의사가 얼마나 전악 보철의 경험이 풍부한가를 보면 좋다. 전체 틀니를 성공적으로 만든 경험이 많은 치과의사일수록 치아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도 각 환자의 구강구조나 얼굴, 구강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과 장비와 상황에 맞는 임플란트가 많이 개발되어 있다.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같은 경우 최종적으로 치아가 모두 심어진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고 이에 따라 전체 보철물을 만들 수 있다. 임플란트 식립 위치나 각도 등도 내비게이션의 가이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임플란트 식립 후 미리 만들어 놓은 임시 치아나 임시 틀니를 착용해 실제로 2~3달 생활하면서 얼굴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씹거나 말하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세밀하게 수정해 가면서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잘 맞고 오래 사용하는 임플란트 보철물을 얻을 수 있다.
임플란트 수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여 무조건 비용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병원을 선택하는 게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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