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는 우리나라에 임플란트 치료가 대중화된 시기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 치아당 3백만 원에서 4백만 원 하는 임플란트는 일반인들에게 비싼 치료였고 생소한 치료방법이었기 때문에 치과 의사들에게도 어려운 치료로 여겨졌다. 높은 비용과 치료의 어려움이라는 장애요인 때문에 국내도입 초기에 임플란트가 이렇게 대중화되리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오스템 임플란트를 시작으로 국산 임플란트가 대량 생산되고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이 치료법이 빠르게 보급된 결과 임플란트 치료를 대부분의 치과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국산 임플란트가 대량생산되면서 치료비용이 낮아지게 되었고 이와 함께 치료의 문턱도 낮아지게 되었다.

충치로 인해 치아가 빠지는 경우는 유실되는 치아가 한 두 개에 그치지만 치주질환으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게 되면 한꺼번에 많은 치아를 상실하게 된다. 노화로 인해 잇몸이 지지력을 잃게 되면 잃게 되는 치아의 수는 더 많아진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치아가 상실될 경우, 과거에는 임플란트 치료 비용이 한 악당 4,5천까지 올라가게 되어 치료비 부담으로 보다 저렴한 틀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비용이 많이 낮아지면서 전체 임플란트를 하게 되어도 예전만큼 비용 부담이 크지 않게 되었다. 비용이 낮다는 장점으로 틀니를 선택한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장점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틀니는 임플란트를 대신할 수 없는 중요한 치료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임플란트 치료는 모든 환자들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임플란트도 수술이기 때문에 자가면역 질환이 있거나 당뇨, 혹은 심장 등에 문제가 있어 혈전용해제를 드시는 분처럼 수술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전신질환, 만성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의사와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런 분들에게는 틀니치료가 적합하다.

둘째, 잇몸 뼈의 상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임플란트도 임플란트를 식립 할 위치의 뼈가 건강하고 튼튼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뼈이식이 필요하다. 제대로 관리가 안되어 뼈가 많이 없어진 경우에는 광범위한 뼈이식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기간도 오래 결려서 임플란트를 하기까지 1년이 넘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기간 동안 치아가 없는 상태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식사나 얼굴의 모양 등을 위해서도 그 사이에 끼고 있을 임시틀니가 필요하다. 그리고 간과하면 안 될 사실은 이 임시틀니가 잘 만들어져야 나중에 하게 되는 임플란트 또한 교합이 정확하여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씹거나, 발음하거나, 좋은 얼굴의 모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전신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임시틀니의 교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틀니를 잘하는 곳에서 임시 틀니를 잘해야 임플란트도 잘 만들어지게 된다.

셋째, 임플란트를 할 치아가 많아질수록 특히 치아 전체를 임플란트로 해야 할 때 기준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정보를 얻을 데가 없어진다. 그래서 각 치아가 있을 자리와 높이가 정확한지, 위아래 교합은 잘 맞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임시치아가 중간 단계에서 필요하다. 진단용으로 임플란트를 심어볼 수 없기 때문에 이 역할을 해 주는 것이 결국은 틀니이다. 그래서 틀니를 정확하게 만들어서 낀 상태에서 생활하면서 근육의 편안한 위치를 찾음으로써 치아의 길이와 위치, 방향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오래 사용하고 내 이처럼 편안하게 사용하며 얼굴의 모습도 아름답게 살려주는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것이다.

임플란트 비용이 아무리 낮아진다고 해도 이처럼 환자의 구강 상태에 따라 틀니가 아니면 안 되는 경우가 반드시 있고, 임플란트가 더 좋은 치료 옵션이라고 해도 임플란트 치료 초기 단계에 틀니 장착 기간이 장기간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한, 잘 만든 틀니는 임플란트 치료의 성공을 위한 꼭 필요한 가이드가 될 수도 있다.

미래에는 틀니 치료가 치과에서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2023년 현재, 여전히 틀니는 치과에 꼭 필요하며 아주 정밀하고 전문적이어야 하는 치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