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낙상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겨울. 빙판길을 걸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그러나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크게 넘어질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우리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는데 특히 머리를 바닥에 세게 부딪힐 경우 뇌진탕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진탕은 머리가 강한 충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의식이 소실되는 것을 말한다. 넘어져서 머리를 세게 부딪히거나 농구나 축구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다 서로 부딪히며 충격을 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가속 또는 감속으로 인해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에도 뇌진탕이 발생할 수 있다.
뇌진탕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어지러움이나 두통, 일시적인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눈 앞이 흐려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일 수도 있으며 눈이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개개인마다 증상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간혹 이명이나 청력 저하, 청각 과민, 미각 및 후각의 저하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단순 타박상이나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 병원에 가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뇌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사고 직후 의식이 명확하거나 1~2초 정도 잠시 의식을 소실했다가 이내 의식을 되찾았다 하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 겉에서 보기에 혹이나 출혈 같은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뇌진탕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후 짧게는 최근 30분 간의 기억이, 길게는 24시간 내의 기억이 사라졌거나 현기증과 함께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심한 두통과 함께 귀에서 이명이 들린다면 뇌진탕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한, 아무리 짧은 순간이라도 의식을 잃었거나 사고 후 균형을 잡기 어렵고 제대로 걷기 힘든 때에도 뇌진탕일 가능성이 높으며,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손과 발이 떨리며 몸을 제어하기 힘들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출혈이나 골절이 아닌 상황에서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할 경우, 뇌진탕으로 진단할 수 있으나, 두부외상을 입은 상태에서는 뇌진탕 외에도 뇌출혈이나 두개골의 골절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뇌 CT나 MRI 검사를 진행해 이러한 이상소견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뇌출혈은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므로 신속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경미한 수준의 뇌진탕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적절한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으로 호전될 수 있다.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병행할 경우, 일부 증상이 단기간에 호전되나 본래의 컨디션을 되찾기까지 한달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또한, 몇몇 환자에게서 두통, 후경부 통증, 어지럼증 등 몇 달 동안 뇌진탕 증상이 지속되곤 하는데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이로 인해 불안장애나 우울감, 인지기능저하 등의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 방치하기 보다 영구적인 후유증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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