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백내장 진단을 받은 염 씨(58세, 자영업)는 오는 5월에 백내장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염 씨의 나이와 눈 상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안과 전문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추천했다.

과거 백내장은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하는 노인성 안질환으로 인식되었지만, 최근에는 그 40대에서도 발병률이 느는 등 백내장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 및 자외선 노출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딱딱해지고 굳으면서 혼탁해지고,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을 겪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실 백내장 초기에는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정도라서 발병 시기가 비슷한 노안과 혼동하기 쉽다. 특히, 40대 환자들은 노안을 이미 겪고 있는 경우가 많고 활발한 경제, 사회활동으로 인해 '피곤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해 증상을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백내장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안질환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백내장은 한 번 발생하면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며, 치료는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안약으로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백내장 수술에는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있는데, 각막에 미세한 구멍을 낸 후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렌즈 역할을 하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에 해당한다. 

수술에 쓰이는 인공수정체는 눈 상태와 직업, 생활환경, 야간 운전 여부, 평소 주시하는 거리, 취미 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되며, 그 종류에는 단초점,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있다. 이 중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원거리나 근거리 중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는 렌즈로, 수술 후에도 돋보기나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초점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가능하고 별도의 보조기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수술 후 노안과 백내장 증상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이 있다고 하여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 치료는 앞서 말한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따져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수술 시기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직 백내장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노안만 있는 상태에서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을 경우, 안구건조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적당한 시기를 놓치면 수술 난도가 높아져 수술과 회복 시간이 오래 소요되며,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만약 노안이 평소보다 심해졌거나 원거리의 사물이나 글씨가 안 보이는 경우, 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백내장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 전자기기나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 틈틈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모든 질환의 치료와 증상 개선에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40대부터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