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인 이 씨(58세, 여성)는 최근 남편과 함께 안과를 찾아 종합적인 검사를 받았다. 지난 설 명절 때 자식들의 권유로 '새해맞이 건강검진'을 받기로 한 것이다. 5년 만의 검사이지만, 노안을 제외하면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한 이 씨는 뜻밖에 '백내장 초기'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

이 씨의 경우처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시력은 평생의 걸친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소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주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연령별 눈 건강 관리법을 살펴보면, 영유아의 경우 생후 100일 정도 되었다면 아이의 눈을 번갈아 가린 뒤 가리지 않은 눈을 보호자와 잘 맞추는지 확인해야 하며 병원에서 약시 검사와 사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청소년기에는 근시 등 근거리 시력 체크가 필수다. 최근에는 온라인 학습과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근시를 겪는 아동청소년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하는 시력검사 외에도 따로 병원을 찾아 눈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20대부터는 눈의 노화가 시작되므로,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30대에도 백내장 환자가 나오는 등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방문을 습관화해야 한다. 

앞서 이 씨와 같은 사례를 보더라도, 중장년층 중에서 노안과 백내장의 초기증상을 혼동하여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은 노화 등 여러 이유로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면서 나타나는 안질환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눈에 들어오는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어 앞이 뿌옇게 보이는 등 시야가 흐려진다. 개인에 따라 어두운 곳에서 밝은 빛을 바라보면 빛이 퍼져 보이는 현상, 눈부심, 불규칙하게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을 겪기도 한다.

노안 역시 노화로 일어나는 수정체 이상은 맞지만, 탄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눈 속의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딱딱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곳의 상이 흐리게 보이게 된다. 

이때, 두 질환의 초기증상과 발병 시기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백내장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다른 합병증을 얻거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40대부터는 1년에 최소 1회 이상 안과를 방문해 종합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 제거를 위해서는 백내장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백내장 수술은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술'로,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근거리와 중간거리, 원거리에 모두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노안이나 난시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와 같은 보조 기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노안과 백내장을 비롯해, 노화로 인한 신체의 변화는 사실 아무리 예방해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앞서 강조했듯, 평소에 꾸준한 검진을 받으면 신체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바쁜 일상 속에서 귀찮다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마음에 무섭다고 안과 검진을 미루지 말고, '연례행사'라는 의식을 갖고 젊을 때부터 눈 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정기적으로 방문할 병원을 정할 때는 최신 검사 장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곳인지, 풍부한 경력을 지닌 의사인지, 과잉 진료 위험성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