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과를 찾은 직장인 권 모씨(42, 남)는 근래 들어 부쩍 심해진 안구의 건조 증상을 호소했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회사 업무 특성상 눈의 피로도가 업무 효율과 연결되는 그는 당분간 안구건조증 치료를 받기로 했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권 씨와 같이 눈이 건조해지거나 탁해진 시야로 안과를 찾는 이들이 많다. 찬바람과 건조한 실내 환경이 안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고, 몸속 수분이 줄어들면 눈이 건조해져 안구건조증이나 충혈이 나타날 수 있고, 같은 이유로 영향을 받은 수정체가 쉽게 딱딱해지는 등 백내장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건조한 실내외 환경뿐만 아니라 겨울철 자외선도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흔히들 겨울에는 자외선 노출이 적다는 생각에 자외선 차단 생활습관에 소홀해지곤 하는데, 자외선은 사계절 내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나 겨울에 빙판이나 눈에 반사된 자외선이 그대로 눈에 노출되면 눈의 노화가 빨라지며 황반변성과 백내장 발생 위험도 커진다. 

황반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으로, 빛과 색상을 인식하며 시력의 상당수를 담당하는 부위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황반색소의 밀도가 저하돼 기능이 퇴화되면 황반변성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황반변성은 심해질 경우 실명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은 눈의 노화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증상이 천천히 발현돼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노안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겨울철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적게 나오거나 쉽게 말라서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는 안질환이다. 수성층, 점액층, 지방층으로 이뤄진 눈물막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날씨뿐 아니라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장시간 집중해서 보는 생활습관으로 눈 깜빡임의 횟수와 눈물 분비 순환이 줄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눈의 건조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래알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나 실처럼 끈적한 눈곱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시력 흐림 증상이 나타나면서 눈 표면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각막이 말라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겨울철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냉난방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바꾸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 찬바람을 쐬면 눈 표면이 자극을 받아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기도 하므로 인공누액을 충분히 사용하거나 바람을 막는 보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박이거나 눈에 휴식을 주는 습관,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 겨울철 스키장 방문 시 고글, 선글라스 등의 보호장비를 하는 것도 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만약 눈의 피로 증상이 계속되고, 통증이나 출혈 등의 이상 증세가 계속된다면 미루지 말고, 제때에 안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모든 치료가 그렇듯 안질환 역시 빠르게 진단할수록 치료 예후가 좋고, 오래도록 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