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에 안타까운 사연의 침샘암 환자가 몇 분 내원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입 안을 촉촉하게 하는 침은 침샘에서 만들어진다. 침샘은 메추리알 내지 달걀 크기의 덩어리 모양을 하고 있는 큰침샘(주타액선)과 입 안 점막에 자잘하게 많이 붙어 있는 작은침샘(소타액선)으로 구분한다. 큰침샘은 좌우 귀 아래(이하선, 귀밑샘), 턱 아래(악하선, 턱밑샘), 혀 아래(설하선, 혀밑샘)에 3쌍 있고, 각각 이름이 있다.
우리 몸에는 어디나 종양(양성종양과 암)이 생길 수 있듯이, 침샘에도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침샘암은 매우 드문 암이라, 1년에 600명 이내에서 발병하고, 침샘 양성종양은 침샘암의 10배 정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침샘암은 다른 두경부암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침샘암을 조직학적으로 분류하면 매우 다양하여 25종이나 된다. 그래서 수술 전에는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조직학적으로 다양한 만큼 그 성질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다른 두경부암에 비해 대체로 천천히 자라는 편이다. 처음에는 양성종양으로 발생했다가 천천히 암으로 변질되는 종류(주. 다형선종)가 있는 것도 특이하다. 천천히 자라고, 양성종양과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방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경 침범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주변 신경의 마비를 일으키기도 하고,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항암치료는 전혀 듣지 않고, 방사선치료도 효과가 별로 없어서,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그래서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64세 여자 환자는 턱 밑에 만져지는 목멍울로 내원했는데, 만져지기 시작한 것이 10년도 넘었다고 했다. 몇 달 전부터는 혀 마비(설하신경 마비)가 생겨 발음도 어눌해졌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몇 번 검사했는데,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했다. 수술받기 위해 내원했는데, 영상 검사에서 악하선암이 신경을 타고 뇌 바닥까지 자라면서 경동맥을 감싸고 있었다. 이런 암 덩어리는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56세 남자 환자는 6년 전 안면마비가 생겼는데, 당시 대학병원 MRI 판독에서 침샘암을 발견하지 못했다. 안면마비는 점차 심해지고, 귀밑에 덩어리가 만져져서 내원하여, 이하선암을 진단받았다. 이하선암은 안면신경을 따라 뇌 바닥까지 자라고, 폐 전이도 심하게 진행했다. 대부분의 안면마비는 원인을 찾기 어렵지만, 진행성 안면마비는 침샘암의 증상일 수 있다.
초기의 침샘암은 침샘 양성종양과 구별하기 어렵고, 단지 귀 밑이나 턱 밑의 멍울로 만져질 수 있다. 통증이 없고 비교적 단단하게 만져지면 침샘 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단,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거나 만졌을 때 통증이 있으면, 종양보다는 림프절염(임파선염)일 가능성이 크다. 침샘암은 원인을 몰라 예방할 수 없으므로, 침샘 부위에 멍울이 만져지면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 보실 것을 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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