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개골 탈구는 흔히 반려견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의 슬개골 또한 탈구될 수 있다. 심각한 질환이지만 환자가 자각을 늦게 해서 치료 적기를 놓치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발성 슬개골 탈구로 진행돼 탈구된 상태에 적응되면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도 환자는 굳이 수술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서기, 걷기 등 기본적인 하지 기능에 필수적인 슬개골은 한번 탈구되면 재발하기 쉽고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로 진행될 수 있어 근본 원인을 알아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슬개골은 무릎 앞을 만졌을 때 만져지는 뼈로 대퇴골(허벅지 뼈)과 경골(종아리뼈)이 연결되는 부위에 뚜껑처럼 위치해 있다. 슬개골은 관절 형태 자체가 매우 불안정하게 이루어져 있어 빠지기 쉬운 구조이며 달리기, 쪼그려 앉기, 갑작스러운 방향의 전환, 타박상 등 무릎에 가해지는 과격한 충격은 슬개골 탈구의 대표적인 외부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슬개골이 높게 위치하거나, 대퇴골에 있는 홈의 모양이 얕거나, 내측 인대가 부실하거나, 이전에 탈구된 적이 있으면 더욱더 쉽게 빠진다. 슬개골은 수많은 인대와 근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근력이 약하면 더욱 빠지기 쉬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관절의 구조상 O자 다리보다는 X자 다리 형태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회성 슬개골 탈구는 말 그대로 충격으로 인한 손상으로 빠지는 급성 탈구다. 발생하면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탈구 직후에는 심하게 붓고 걷기가 어려워지는데 오히려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진짜 문제는 재발성 탈구다. 탈구가 되면 처음에는 아프지만 반복될수록 아프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다시 통증이 생기면 그때는 이미 퇴행성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방치하다 무릎이 풀려 일어서기 어려워지고 통증이 심해져 결국에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긴다.
외부 요인에 의한 일회성 급성 탈구는 부목과 목발과 같은 보호기를 4~6주 정도 착용하는 것으로 대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초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면 탈구를 정복하고 위험 요인을 교정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X자 다리는 교정 절골술을 해야만 교정이 가능하고 슬개골 주변의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 골편을 이전하여 슬개건 위치를 바꿔주는 수술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
간단한 수술 후에는 6주 정도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고, 절골술을 시행했다면 뼈가 붙을 때까지 휴식하며 2~3개월의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한다. 회복 기간 동안 목발 보행으로 부목을 대서 걷는 연습도 필요하다. 휴식하는 동안 근육이 약해질 수 있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며 무릎이 굽은 상태로 굳지 않도록 재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슬개골 탈구의 재발 위험이 높은 이유는 처음에 탈구된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외상성 관절염과 슬관절 강직 등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슬개골이 자꾸 빠지게 되는 위험 인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의사에게 진찰받아야 한다. 환자마다 다양한 원인으로 슬개골이 탈구되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 본인 상태에 어떤 치료가 적합할지 고려해야 한다. 수술하게 되면 재활 치료를 꾸준히 쉬지 않고 해야 하므로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춰 재활을 도와줄 수 있는 회복전담팀이 있는 병원을 잘 골라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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