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하고 침침해진 눈, 단순 노안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뒤늦게 백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많다. 혼동하기 쉬운 노안과 백내장, 구별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 눈에는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를 통해 물체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혀야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노안’은 수정체의 초점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고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노안과 백내장 모두 노화에 따른 수정체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고,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자가진단이 쉽지 않다. 다만 근거리 시력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면 이는 노안이 호전된 게 아니라 굴절이상으로 생긴 백내장 증상일 수 있으니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 눈 건강이 필수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중장년층의 노안과 안질환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눈에 띈다. 노안으로 시력이 불편한 경우, 노안 라식이나 렌즈삽입술 등 수술적 교정 방법을 통해 돋보기안경의 의존도를 낮추는 추세다. 노안교정수술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력은 물론, 평소 생활환경과 직업 등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근/원거리 목표도수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혹시라도 노안 수술 전 검사과정에서 백내장, 녹내장 등 질환이 발견된다면 질환 치료가 우선인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백내장 치료의 경우, 최근 첨단 레이저장비와 인공수정체 기술의 발달로 질환의 치료뿐 아니라 수술 후 시력 만족까지 높이고 있다. 백내장은 초기에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약물치료를 하다가, 중기 이후에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대신해 백내장 수술용 렌즈(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 백내장 수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반영한 1:1 맞춤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3D 펨토초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환자마다 각기 다른 수정체 크기와 기울기, 백내장 밀도 등을 정밀 분석하여 수술하는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수술과정의 정교함을 높이고 안구 조직의 손상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수술시간과 회복 기간을 단축시켜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노안과 백내장은 자가진단으로 의심해볼 수는 있지만, 안과 진료 없이는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40대 이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혹시 모를 질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안이 불편해서 병원에 왔지만 자각하지 못한 사이 질환이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눈의 불편 증상은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대명절 추석,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가족, 자신의 눈 건강을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