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누구나 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예전에는 선명하게 보이던 글자가 겹쳐 보이거나 흐릿해지고, 밤이 되면 불빛이 번져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이나 신문,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 자꾸 눈을 찡그리며 읽는 습관이 생기는 일도 흔하다. 이러한 불편은 단순히 노안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50대 이후라면 백내장의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제로 이 시기부터 백내장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안구 건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 질환이다. 예전에는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었지만 현재는 수술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IOL)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수술 기술과 장비의 발전 덕분에 안전성과 효과가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정밀하게 수술 전 검사를 해도 눈의 회복 과정, 생활 습관, 혹은 과거 라식·라섹 수술 이력 등에 따라 예측과 실제 시력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또 환자가 스스로 원거리를 주로 본다고 생각해 원거리 초점을 선택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훨씬 많아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 과거에는 안경을 착용하거나, 심한 경우 렌즈를 교체하는 재수술을 고려해야 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 바로 미국 RxSight사에서 개발한 LAL 렌즈(Light Adjustable Lens)다. LAL 렌즈는 수술 후에도 빛을 이용해 도수를 조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인공수정체이다. 기존 렌즈가 수술 전 계산값으로 도수가 고정되는 것과 달리, LAL 렌즈는 수술 후 실제 생활 속에서 환자가 체감하는 시력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수술 후 눈이 안정된 시점에 환자는 외래 진료실에서 특수한 UV 광선을 조사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렌즈 내부 물질이 반응해 분자 배열이 바뀌면서 굴절력이 조정된다. 환자의 생활 패턴과 요구에 맞춰 2~3회에 걸쳐 세밀하게 조정을 반복하고, 마지막에는 ‘락인(lock-in)’이라는 고정 과정을 거쳐 도수가 더 이상 변하지 않도록 한다. 도수를 조율하는 모든 과정은 통증이 거의 없고 짧은 시간 안에 끝나며, 마취도 필요하지 않다.

LAL 렌즈는 단순히 잘 보이는 것을 넘어 각자의 생활 환경에서 가장 편안한 시력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수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환자가 직접 시력을 경험하고 선택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렌즈를 넣는 수준을 넘어, 수술 후 실제 생활 경험을 반영해 최종 시력을 완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과거에는 수술 전 모든 것을 계산으로 결정해야 했다면, 이제는 수술 후에도 조정을 통해 ‘내 눈에 꼭 맞는 시력’을 찾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백내장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노화의 과정이지만, 그 이후의 삶이 얼마나 편안하고 자유로울지는 우리가 어떤 수술 방법과 렌즈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술 후에도 불편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보다 “내가 원하는 시력을 직접 완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LAL 렌즈의 의미이며 본원이 환자 한 분 한 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