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이유 없이 심하게 아파서 근처 병원을 방문했더니 어깨에 돌(석회)이 생겼다고 듣고 필자의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종종 본다. 신장(콩팥)이나 요로, 담낭(쓸개)에 돌이 생긴다는 얘기는 종종 들어봤지만 어깨에 돌이 생기는 경우도 있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 편에서는 어깨의 ’석회성(석회화) 건염’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한다.
‘석회성(석회화) 건염’이란 회전근개라고 불리는 어깨 힘줄에 칼슘이 쌓여서 돌(석회)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대개 회전근개 힘줄의 퇴행성 변화(노화)와 관련이 깊다. 회전근개 힘줄은 어깨를 움직여주는 힘줄이어서 운동량이 매우 많은 편이어서,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하여 비교적 이른 나이에 노화가 발생한다. 힘줄이 노화되면 힘줄 세포 내부에 칼슘이 점차 쌓이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의 돌(석회)이 힘줄 내부에 만들어지게 된다. 일단 형성된 돌(석회)은 점차 커지면서 힘줄 내부를 팽창시키고 힘줄 내부의 압력을 높이는데, 이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돌(석회)에서 염증 물질이 분비되어 어깨 힘줄과 관절막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요약하면, 어깨 회전근개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힘줄 내부에 돌(석회 덩어리)이 생기면서 갑작스러운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석회성(석회화) 건염‘이라고 하겠다.
’석회성 건염‘의 진단은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이루어진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뼈 이외의 하얀 색 돌(석회질)이 어깨 관절에서 관찰되며, 초음파 상에서는 힘줄 내부에 석회 덩어리가 위치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의 진단 시에는 회전근개 힘줄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석회성 건염’은 병변이 있거나 노화된 힘줄에 주로 생기므로, 힘줄이 퇴행성으로 손상되는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석회성 건염‘의 치료는 초기에는 보존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염증을 가라앉히거나 석회질을 녹이는 약제를 주입하는 주사요법이 도움이 되며, 석회를 주사기로 빨아들이는 흡인 천자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특정 파동의 충격파를 발생하여 돌(석회)을 부수는 체외충격파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석회성 건염‘은 위와 같이 치료해도 재발이 잘 된다고들 한다. 석회를 제거했는데 왜 또 다시 같은 부위에 석회가 생기는 것일까? 혹은 석회가 없어져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데도 왜 어깨 통증이 다시 나타나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회전근개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간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석회성 건염‘ 자체가 건강하지 못한, 노화된 힘줄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돌(석회)만 제거한다면 병변이 있는 노화된 힘줄은 그대로 있게 된다. 이렇게 간과된 힘줄의 퇴행성 병변부는 다시 ’석회성 건염‘을 일으키기 쉬운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노화된 힘줄 그 자체가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석회성 건염‘의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돌(석회)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어깨 힘줄을 재생시키고 강화하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퇴행성 변화가 있는 회전근개 힘줄을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힘줄의 병변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힘줄 세포의 재생을 돕는 ’재생 주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어깨 관절의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노화된 힘줄에 건강한 자극을 불어넣어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일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하여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된 경우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이때는 ‘골수자극 재생술’을 이용하여 힘줄의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골수자극 재생술’이란 파열된 회전근개 아래의 뼈에 1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서 뼈에서 골수가 나오도록 하는 시술이다. 골수에는 줄기세포 등의 조직 치유 성분이 다량 존재하므로, 시술 후 수개월에 걸쳐서 흘러나오는 골수가 손상된 회전근개 힘줄의 재생을 촉진하게 된다. 부분 마취 하에서 시행되며, 수술이 아니므로 당일 입원과 퇴원이 가능하여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진료를 보면서 의사로서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바로 ‘치료를 하면 절대 재발하지 않고 완치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이다. 환자분들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가장 궁금한 부분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의사가 어디 있겠는가? 이때는 그저 ‘최선을 다해서 치료한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감기조차도 완치가 되지 않는 현실인데, 100% 완치와 재발 방지를 장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 의사의 의무인 까닭에, 모든 질환은 그 질환을 초래하는 원인까지 치료하는 것이 옳다. ‘석회성 건염’의 경우에도 단순히 석회만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석회성 건염’을 일으키는 노화된 회전근개 힘줄을 정상화하는 것까지를 치료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희수 원장의 어깨·무릎 질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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