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져 앙상한 가로수와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은 쓸쓸함을 느끼기 쉬운 계절이다. 떠들썩한 연말연시 분위기도 잠깐,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겨울철에는 쓸쓸한 우울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하는 갱년기 전후의 중년 여성은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이 시기에 기분 변화가 크다고 한다. 

40~60대 여성이라면, 해가 바뀌는 이 시점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한 번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가 클 것이다.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 갱년기 전후의 건강관리 수준에 따라 이후 노년기의 건강과 행복 등 삶의 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중년 여성들이 피부 시술과 운동, 건강검진 등 자기 관리에도 투자하는 추세지만, 의외로 호르몬 치료나 질 이완, 요실금 등의 여성생식기 질환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조차 터부 시 하는 듯하다. 

에비뉴여성의원 노원점 조병구 원장은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원만한 부부 사이가 노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중년 이후의 성생활 및 여성의 비뇨생식기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40대 중후반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여성 갱년기 증상은 완경을 전후해 여성 호르몬 결핍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을 통칭한다. 질 건조감, 성교통, 반복적 질 감염과 방광염, 배뇨통, 요실금 등의 비뇨생식기 증상, 근육통과 관절통, 골다공증 및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 증상 등을 들 수 있다. 조병구 원장은 “여성호르몬이 그동안 건강 유지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는지 알게 되면 놀랄 정도이다”며, “이 중에서도 질 건조증과 이로 인한 성교통은 부부관계를 기피하도록 하고 성욕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질 건조증은 레이저 시술, 질정, 여성호르몬 요법, 영양주사, 수술 등 여러 방법으로 치료한다. 마취, 절개, 봉합 같은 수술 과정과 회복 기간이 부담스럽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레이저 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브로 레이저처럼 2주 간격으로 약 2회(횟수는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음), 1회에 10~15분 정도 시술로 시술시간이 짧고, 마취 없이 시술 가능한 산부인과 전용 고주파 레이저 시술도 다양해졌다. 산부인과 전용 고주파 레이저 시술 후에는 박테리아 감소로 인한 질염과 외음부염의 개선, 콜라겐이 재형성되며 점막 두께 증가 및 탄력 회복이 가능해져 가벼운 요실금 증상의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보습력 증가로 인한 질 건조증 개선, 균일한 미백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질 건조증 외에 질 이완증, 요실금 등 복합적 증상을 보인다면, 질 축소성형이나 여성성형 같은 수술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요실금은 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중년 이후 삶의 질과 마음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소변이 새거나 흐르게 되면, 냄새나 실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행동반경이 좁아지기 쉽다. 치료 없이 증상이 심해지면 ‘밑이 빠진다’라고 표현되는 장기탈출증으로 이어져 위생과 대인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요실금, 배뇨장애는 중년 여성의 성적 자존감에도 상처를 주는 등 증상이 없는 사람보다 우울증 빈도도 높아진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이쁜이 수술’로도 통칭하는 질 축소성형은 건강과 중년 이후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시행하는 가성비 높은 시술로 인정받고 있다. 조병구 원장은 “수술 후 오히려 성교통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쳐 받게 되는 재수술을 예방하는 일은 중요하다”며 “비용보다는 후기 등을 고려해 직접 집도할 의사로부터 꼼꼼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근육의 이완 정도와 질 점막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종합적 진단 후 검증된 방법으로 시술이 가능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서 수술 방법을 결정할 때 수술 후 결과 및 만족도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출산 과정에서 질 근육에 손상을 입은 여성은 근육 복원술을, 출산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질 점막이 약해지면서 건강한 점막돌기가 소실된 경우는 점막돌기 복원술을 시행할 때, 보다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병구 원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건강관리는 갱년기 이후 급격한 노화를 예방해 주는 좋은 습관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정기적 건강검진 때 부인과 검진 및 진료도 빠트리지 않고 챙기는 방식으로 갱년기를 잘 관리한다면, 다가올 노년 생활도 더 젊고 활기차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