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기에 접어 들긴 했지만 장마가 시작됐다. 국지성 폭우가 계속 되지만 장마로부터 시작되는 비와의 전쟁은 태풍으로 연결되면서 한동안은 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씨와의 사투가 계속된다. 이 기간 중 자외선 만큼이나 우리의 피부를 괴롭히는 건 곰팡이들이 좋아하는 습한 날씨다. 그 중에서도 헐리우드 배우들이 신으면서 인기가 확산된 레인부츠로 인한 발건강 위협이 심상치 않다. 국내 연예인을 넘어 영유아 및 2030 여성들에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비가 연일 계속되는 요즘 길거리에서 레인부츠를 신고 다니는 여성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레인부츠의 장점은 비오는 날 신으면 천하무적이고 디자인도 다양해 여성들의 한 여름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레인부츠는 통풍이 전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습하기 때문에 무좀균이 번식하도록 하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다. 즉 겨울철 신는 가죽 부츠와 같이 통풍이 잘 안되기 때문에 걸으면서 땀이 나고 공기가 통하지 않아 덥고 습하다. 또 부츠 속에 물이 들어가면 피부가 짓무르고 다른 문제까지 생길 수 있어 습진을 유발할 수도 있다. 레인부츠를 장기간 신게 되었을 경우에는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젖은 상태로 방치하거나 계속해서 신게 될 경우 충분히 건조되지 악취는 물론 통풍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습진은 물론 무좀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레인부츠를 신을 때는 맨발보다는 땀 흡수력이 좋은 면양말을 착용하되 시간 또한 최소화하여 실내에서는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부츠를 뒤집어 놓거나 탈취제, 건조제 등을 이용해 부츠 내부를 충분히 말려줘야 한다.
외출후에는 부츠내 습도와 온도가 높아 각종 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거꾸로 세워놓는다. 또한 습진이나 무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무좀일 경우에는 항진균제 사용을 해줘야 하고 습진일 때는 습진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좀인데 습진 치료 연고를 바르면 가려움증은 나아지지만 곰팡이 균은 죽지 않기 때문에 무좀은 더 심해진다. 습진인데 무좀 치료 연고를 바르면 습진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부과전문의에게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받는 게 주효하다.
이왕 장마철 발건강에 대해 조언을 하는 상황이니 더 깊이 들어가자면 이 계절에는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는 경우가 많다. 끈 달린 샌들의 경우 발가락이나 뒤꿈치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굳은 살이 박이게 된다. 장마철이나 비가 올 때 외출을 하면 반이 빗물이 다 닿게 마련이다. 하지만 빗물에는 정체 불명의 불순물들이 많이 섞여 있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노출된 부위가 가려울 시에는 붉어지고 구진, 수포 등의 병변이 생기면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일시적인 자극을 받아 발생할 수도 있고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물질에 의해 자극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경우, 부신피질호르몬제등을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땀이 흡수되지 않아 샌들과 접촉되는 발바닥이나 발가락 사이에 진균증이 발생한다. 발가락 사이에만 무좀이 있을 경우 2주 정도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치된 후 다시 맨발에 샌들을 신으면 재발되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상처와 무좀이 함께 있다면 상처를 먼저 치료한 후 무좀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발바닥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땀샘이 많은데, 이런 조건에다 거의 매일 신발을 착용하므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이로 인해 세균에 의해 분비된 땀 성분이 분해되면서 발에서 냄새가 난다. 아침, 저녁에 항균제가 첨가된 비누로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시켜 습기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면소재 양말을 신겨 주고 발과 신발 모두 건조한 상태로 항상 유지하도록 한다.
피부 질환이 없는 발 만들기 제언
① 청결은 기본 : 무좀균이나 발냄새를 일으키는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발을 닦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의 물기까지 꼼꼼히 닦도록 한다. 또한 아침, 저녁에 항균제가 첨가된 비누로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시킨 후 습기를 흡수할 수 있도록 스프레이나 파우더를 골고루 뿌려준다.
② 면소재 양말 : 면소재 양말은 스타킹에 비해 땀을 잘 흡수하여 발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땀이 많은 사람은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다.
③ 항상 건조한 상태의 신발 : 신발을 여러 켤레를 준비하여 매일 바꾸어 신는 것이 좋다. 신발은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며 신발장에 넣어둘 경우 신발 안에 신문지를 넣어두면 습기와 냄새가 제거된다. 신발의 소재는 땀을 흡수할 수 있는 천연 소재나 가죽이 좋으며, 고무나 인조섬유는 되도록 피한다.
④ 전염원 차단 : 무좀의 전염은 주로 무좀균이 포함된 각질을 통해서 전염된다. 그러므로 대중 목욕탕, 수영장 이나 헬스 클럽 탈의실이나 샤워장 등에서 발을 통해서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가능하면 개인 슬리퍼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어려울 경우에는 이러한 장소를 사용한 후 깨끗하게 발을 닦고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무좀이 있는 사람과 같은 슬리퍼나 발수건을 같이 사용하지 않으며 가족 중에 무좀이 있을 경우에는 빨리 치료를 받게 한다.
/기고자 : 차앤박 피부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