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17년 1월 어느 겨울 날부터 입니다.

그 당시 뒤늦은 자격시험 준비에 몇 달을 하루에 10시간이 넘게 의자에 앉아 있는 생활을

하였습니다.

저에게는 지병이 있는데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척추염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인대들이 면역세포에 공격당하여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이 석회화가 되어 인대들이

다 굳어지는 희귀질환이죠.

이 병을 20여년 동안 앓다보니 이미 경추부터 흉추, 척추 그리고 요추까지 거의 다 굳어서

오래 앉아 있는 자세가 저에게는 큰 어려움에 하나인데도 어쩔 수 없이 시험 준비 때문에

몇 달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 날도 공부를 하다가 자기전에 이불이라도 털어야 겠다라는 생각에 이불을 털고

방에 들어오는데 갑자기 왼 팔목 윗부분이 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떨림은 눈에 보일 정도이고 전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리는 근육에 너무 놀라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하였습니다.

"루게릭 병"

이 병의 초기증상이 근육이 떨린다는 말에 정말 갑자기 심장이 멎을 듯한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그 날부터 저의 생활은 완전 달라졌습니다.

하루 종일 이 병에 대하여 검색하고 찾아보고 루게릭 환우들의 카페에 가입하여

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점점 더 저는 헤어나지 못할 구덩이에 빠져 들었습니다.

해외 논문등을 찾아보고 잠 자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회사에 가서도 하루종일 이 병에 대한

검색에 혼자 두려워하다가 달랬다가 또 두려워 하다가.....

빈맥이 찾아 왔습니다.

어김없이 스마트 폰으로 이 병에 대하여 검색하다가 갑자기 숨이 가파지며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구급대에 실려 병원에 가서 검사 후 단순 빈맥이라는 말을 듣고

퇴원하면 그 다음날 또 이 병에 대하여 검색하고 ..

다시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이 찾아오고 또 응급실가고...

되풀이 되는 생활의 연속이였습니다.

그 사이 온 몸의 근육은 매일 여기저기에서 뛰고 조금만 긴장하면 맥박이 빨리지는 이상 증상이

생기고 잠은 잠데로 자지 못하여 점점 더 피폐해지는 생활의 연속이였습니다.

이러다간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정신의학과를 제 발로 찾아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짧은 대화.

공황장애시네요. 약 드릴께요.

이게 끝이였죠.

물론 그 후 약을 한 달 정도 복용하였습니다.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도 찾아가고 정신적으로도 힘듬이 줄어드니 몸 여기저기에서 떨리던

증상도 많이 줄어들었구요.

그러다가 17년 7월 .

갑자기 팔의 힘이 빠지면서 (실질적으로는 근력은 그대로인데 느낌이)

또 다시 루게릭의 공포가 시작되었습니다.

온 몸의 떨림은 다시 시작되었고 손가락도 부자연 스러워지고 음식을 잡을 때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어 온통 그기에만 정신이 팔려 일상생활이 되지를 않더군요.

그런데 웃긴건

이 증상들이 며 칠 지나고 나면 비오듯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겁니다.

또 잊고 지내다가

10월에는 이번에는 발목으로 비슷한 증상등이 나타나다가 다시 며 칠이 지나면

사라지더군요.

그러다 이번 달 7월 초에 아는 지인이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전 바로 암 검사를 시작합니다.

뇌혈류초음파, CT, 상복부 초음파, 폐CT, 혈액정밀검사 등등...

보름 동안 받은 검사만 15가지가 넘고 보름 내내 병원 다니며 암에 걸렸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과 두려움에 지냈으며

암 관련 카페에 가입하여 암 환우들의 부고 소식, 등 하루종일 그런 글을 보면서

보름이 지나고 다행히 암은 없다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그 다음날

앉아 있는데 왼쪽 허벅지가 꿈틀대면서 뛰기 시작하는 거예요.

어제 까지만 암에 대하여 공포를 느끼고 그것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니

다시 근육이 뛰니 루게릭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드는 겁니다.

근육이 뛰고 그 다음날 오른발목이 욱씬거리며 걸을 때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과

다시 그 다음날 이번에는 오른 팔목과 엄지손가락이 저리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이

동시에 생겨 이젠 거의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잠을 못잤는 날이 3일 째이고 이젠 우울증까지 와서 세상 모든게 싫고

차라리 루게릭에 걸리바엔 그냥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까지 들어서 정말 무섭고 미칠것만

같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건

걸을 때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이라면 걸을 때마다 느껴야 하는데

잘 걷다가도 출근을 할려고 하거나 긴장을 하면 또 증상이 나타나고

오른 팔도 자고 일어나면 괜찮다가 의식을 하는 순간부터 힘이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저리고 젓가락질도 못할거 같고......

근데 팔굽혀펴기나 주먹을 쥐면 힘은 그대로 들어가는 것 같구요...

저 정말 어떻게 할까요 선생님...

이젠 너무 지칩니다.

정말 편한게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젠 의사도 믿지를 못하겠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